단기 수익률 집착 '파울플레이'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고객들의 자금으로 운용되는 주식형 펀드까지 데이트레이딩(단타 매매)이 성행하면서 기관을 믿고 투자한 고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운용사들은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선택할 때 단기수익률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단기매매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타매매는 거래비용 증가 등으로 중장기적 수익을 끌어내려 결국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수익률 치중...투신권 단타 매매 성행=투신권이 '데이트레이딩(단타매매)'의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펀드들이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전거래는 좋은 성적표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전거래란 보유주식의 장부가를 높이기 위해 주가가 올랐을 때 한 증권사 창구를 통해 자기가 '팔자' 주문을 내고 동시에 '사자' 주문을 내 되사는 것으로 보유 주식수는 바뀌지 않지만 장부상 보유주식 가치가 높아져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들도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과거의 매매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신권의 단타 매매는 자산운용사 및 계열 증권사 등 연계증권사의 수입 올리기에도 짭짤한 보탬이 되고 있다. 매매 횟수가 많아질 때마다 운용보수가 높아지고, 연계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매매 횟수가 잦은 자산운용사들의 주식형펀드 TER(총보수ㆍ비용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TER은 펀드 판매ㆍ운용ㆍ수탁ㆍ일반보수 등 펀드의 각종 보수율과 여기에 운용비용을 합한 것이다. 특히 운용비용은 보유 주식을 사고팔면서 발생하는 거래수수료가 거의 대부분이다. 결국 거래를 얼마나 자주하느냐에 따라 펀드의 TER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즉 '매매증가=운용보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전략은 펀드 수익 올리기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 본부장은 "펀드의 경우 종목을 사고팔 때 일반적으로 거래액의 0.1~0.2%를 수수료로 낸다"며 "매매가 잦을수록 운용비용은 커지게돼 펀드수익률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거래세 부과..단타매매 줄어들 듯=한편 기획재정부가 공모펀드에 대해 3%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운용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매매 회전율이 높은 펀드일수록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면 삼성투자신탁운용 0.57∼0.82%포인트(평균 0.73%포인트), 한국투자신탁운용 0.02~0.60%포인트(평균 0.21%포인트), 미래에셋운용 0.25~0.48%포인트(평균 0.33%포인트) 등으로 수익률 저하가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매매 횟수가 펀드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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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특정주식에 대해 매수 매도를 반복하는 것이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행위가 결국 계열 증권사 밀어주기와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상승을 위한 편법이라는 점에서 금융감독 당국도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사전에 감지했어야 하고, 이같은 행위를 적발했을 경우 철저한 사전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금감원 자산운용 담당 관계자는 "건강한 자본시장을 위해 항상 강조되는 최선의 투자원칙이 '우량한 기업을 싼 가격에 사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회전율은 장기 수익률 측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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