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계열증권사 수익챙기기용 의혹...금감원선 '경고'

일부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한 종목을 한 달에 수십 번씩 매수-매도하는 등 '데이트레이더'처럼 단타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상 매매 행위는 주로 증권사와 연계된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계열 증권사의 수익 밀어주기를 위해 펀드가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투신운용은 지난달 1일 무림페이퍼 74만2560주를 신규 취득한 이후 매일같이 매수-매도를 반복했다. 2일 200주를 추가로 사들였지만 3일은 579주를 팔았다. 다시 다음날 10만3520주를 추가 취득한 후 그날 오후 2만주를 되파는 식으로 매매를 한 것. 결국 25일 현재 삼성투신이 보유하고 있는 무림페이퍼 주식 수는 109만주로 약 30만주를 늘리기 위해 삼성투신은 40여 차례 가까이 매매를 반복했다.

KB자산운용 역시 여러 주식에 대해 한 달간 수 십 차례 팔자와 사자를 반복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7월부터 8월말까지 LIG손해보험에 대해 40여 차례 이상 매수-매도를 감행했다. 보유지분은 기존 343만306주에서 167만4256주로 3% 정도 줄었다. 메리츠화재에 대해서도 7월 한 달간 23차례의 매매가 진행됐다. 하루에 1~2번꼴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보유지분은 9.42%에서 11.12%로 1.70%P 소폭 늘었다. KB자산운용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단타를 쳤다.


한국투신운용은 에이스디지텍으로 3년간 단기매매를 반복했다. 한국투신은 지난 2007년 7월31일 에이스디지텍을 신규 취득, 대주주가 된 이래 한달 평균 20차례씩 매수-매도를 반복해 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도 지난 8월부터 지난달 18일 현재까지 34차례에 걸쳐 에이스디지텍의 비중을 늘렸다 줄였다 했다. 당시 보유지분은 8.06%에서 현재 11.60%로 보유 지분 변화는 약 3%에 불과하다.

이같은 이상 매매에 대해 금융당국과 업계 측은 '계열증권사의 수익올리기'에 펀드가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계열증권사의 창구를 통해 주식매매를 진행하고 있다 보니 거래횟수가 많아질수록 자연히 증권사의 수익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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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전거래란 보유 주식의 장부가를 높이기 위해 주가가 올랐을 때 한 증권사 창구를 통해 자기가 '팔자' 주문을 내고 동시에 '사자' 주문을 내 되사는 것이다. 이 경우 보유주식수는 바뀌지 않지만 장부상 보유 주식 가치가 높아져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박삼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총괄팀장은 "특정주식에 대해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것은 현재 법에 저촉되진 않지만 자산운용사들이 펀드투자자들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지는 만큼 불필요한 매매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한 행위에 속한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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