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행복은 GDP 순이 아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 성장의 척도로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이 국가의 진정한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GDP 성장률로는 국민들의 삶의 질과 정신적인 행복감을 평가할 수 없다는 얘기.
14일(현지시간) 영 텔레그라프지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물질적인 부만을 반영하는 GDP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프랑스가 행복지수 도입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 뒤엔 세계 지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프랑스의 야심이 숨어있다.
GDP를 행복지수로 대체하자는 논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로부터 시작된다.
스티글리츠는 한 보고서를 통해 “GDP는 그동안 경제 성장을 측정하는 잣대로 이용되고 있다”면서도 “이는 국가의 총체적인 발전정도를 반영하는 데 불충분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GDP는 여러 허점을 지니고 있다. 부의 실질적인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 가계 부채가 GDP규모를 확대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미국에서만 총생산의 39%에 달하는 정부의 기여분이 집계에 빠지는 것도 한계로 지목된다.
스티글리츠는 국가들이 물리적 부보다는 국민들의 행복수준에 중점을 둬야 할 시기가 왔다며 행복지수의 도입을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경제성장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순 없지만 국민소득 2만 달러 이후부터는 성장과 행복의 연결고리가 약화된다고 조언한다. 즉, 국가들이 가시적인 수치에 집착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실질적 행복 증진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민행복을 반영한 지수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국가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GDP 수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조작됐다는 말하는 이들이 있다”며 “GDP 수치에 집착하는 경향이 금융위기를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프랑스 통계기관들이 스티글리츠의 연구를 참고해 지수를 작성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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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르코지의 이 같은 주장 뒤에는 프랑스를 전 세계 지도국으로 부상하려는 야심이 숨어있다. 사르코지는 은행 보너스 규제안을 가장 먼저 도입한 후 다른 국가들이 이를 따르지 않는 한 주요20개국(G20)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즉, 프랑스가 앞장서 전 세계적인 공조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이번 행복지수 도입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수 도입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또한 스티글리츠 교수도 GDP를 바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혀 사르코지의 주장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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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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