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연장' 회식 범위 어디까지?


지난 달 27일 , 법원이 "회사가 주도한 회식 때 과음해 취한 상태로 귀가하다 입은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상당수 직장인들이 회식을 사실상 '업무의 연장'으로 여기는 만큼, 이번 판결에 쏠리는 관심도 각별하다. 어떤 성격의 회식을 업무의 일부로 볼 수 있을까?

◆어디까지가 업무의 연장인가 = 7일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회식과 관련된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 되려면 해당 회식이 '업무수행성'을 지녀야 한다.


앞서 말한 사례는 회사 실장급 간부가 사내 차장단 협의회 구성 및 주요 현안의 처리 과정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눌 목적으로 부하 직원들에게 '필참'을 강조하고, 불참자들에게서는 사유서를 제출받은 경우다.

이 자리에서 평소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신 A씨는 거동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취해 귀가하다 계단에서 추락해 머리를 다쳤다.


법원은 당시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었던 것'으로 간주해 A씨가 입은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봤다. 그가 참석했던 회식의 '업무수행성'을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문제의 회식은 불참자들로부터 사유서를 받는 등 참여가 어느 정도 강제됐다"는 점을 판결 이유로 들었다.


'업무수행성' 기준 살펴보니 = 근로복지공단이 법원 판례 등에 관한 연구를 근거로 펴낸 '2009 산재보험 요양실무'에 따르면, '업무수행성' 회식의 기준은 크게 ①사업주가 회식을 계획ㆍ주관했는지 ②회식 경비를 업무추진비 등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는지 ③회식 참석이 강제된 것인지 ④거래처와의 접대 등 업무상 모임이었는지 등이다.


모든 요소가 다 충족 돼야만 '업무수행성' 회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A씨의 경우 ②ㆍ③ 항목이 주로 적용됐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반대로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회식 ▲사적이거나 자의적인 유흥행위의 한 과정인 모임 등은 '업무수행성'이 충족되지 않은 만큼 이같은 자리에서 과음해 입은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다.


공식 모임 뒤 '2차'는 어떤 성격? = 공식적인 회식 뒤에 뒤따르는 2ㆍ3차 모임은 어떻게 봐야 할까. 법원과 공단은 공식 회식이 끝난 뒤 추가로 술자리가 있었던 경우 다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조금씩 기준이 완화되는 추세다. 1차 모임에서 과음을 한 게 원인이 돼 사고가 났다면 이후 2ㆍ3차 자리에 참석 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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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이 범주에 속한다. A씨는 당시 첫 자리가 파한 뒤 이어진 2차에 합석했는데, 이에 대한 술값은 동료 직원 중 한 명이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2차 회식의 성격을 1차 회식과 다르게 보더라도, A씨는 1차 회식에서의 음주로 이미 만취상태에 이르렀고 그 때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역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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