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경기침체가 벌처투자자들의 판도를 바꿔놓았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채권자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채권자들의 부실기업 인수는 작년까지 102건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140여건을 기록했다. 인수 규모는 총 844억달러다. WSJ는 자동차 부품 메이커인 델피(Delphi)부터 의료업체 에디바우어(Eddie Bauer)와 호텔 체인점 익스텐디드 스테이 아메리카(Extended Stay America)까지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채권자들이 매달 받는 배당금에 관심을 기울였던 반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출자전환을 통한 기업인수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거래방법이 '벌처(vulture)'나 '채권자 경영권인수(loan to own)'거래로 불리며 각광을 받았다.
이에 따라 법조계와 은행권의 양상도 발빠르게 변했다. 기업 인수합병(M&A)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 변호사들은 파산 신청 보호에 들어간 회사들의 사건을 맡거나 출자전환을 원하는 채권자들의 일을 도맡아서 한다. 은행에서도 현금이나 주식거래보다 부실기업 인수를 노리는 채권자들에 관한 업무가 늘어났다.
미국 투자은행 라자르 프레르의 부회장 베리 라이딩스는 “벌처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채무능력이 없는 부실기업들은 경영권을 채권자들에게 양도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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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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