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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무소의 뿔처럼 홀로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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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2001년 6월 개봉한 영화 '진주만'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진부한 사랑놀음이라느니 비뚤어진 애국심을 고취한 영화라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자세히 본다면 마음에 새겨둘 만한 교훈이 없는 것은 아니다.제임스 둘리틀 소령(알렉 볼드윈 분)이 한 말도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는 대통령 특명으로 일본 본토 폭격을 준비하면서 젊은 조종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그는 "승리를 굳게 믿는 자만이 반드시 승리한다"고 역설했다.
"연료가 바닥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조종사들의 질문에 "동료 조종사들을 다 내보내고 마지막으로 적을 향해 돌진하는 게 나다"는 말로 그들의 불안감을 떨쳐버렸다.그리고 16대의 폭격기는 돌아올 연료를 싣지 않은채 일본을 향해 날아갔다.산자와 죽은 자가 갈렸지만 이 폭격의 감행으로 2차 대전의 전세는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영화는 그렇게 끝난다. 영화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해버린다면 영화는 볼 필요가 없다.그러나 영화속의 둘리틀이 보여준 불굴의 용기와 결단력,추진력과 설득력은 본받을 가치가 크다.가장이든 최고경영자든 혹은 정치 지도자든 살다보면 도저히 헤처나갈 수 없을 것 같은 난관에 부딛히게 마련이다.난관을 극복하는 경우 가정이나 기업,국나는 도약과 순항을 할 수 있지만 좌절한다면 고해의 바다를 헤매다 고달픈 생을 마감하기 일쑤다.어떠한 난관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해결방안을 찾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구성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설득력은 지도자가 꼭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과 서민정치를 통해 정국 반전을 꾀하고 있다.재래시장을 자주 찾고 일설에는 야간잠행도 하는 등 민심을 살피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물론 좌우의 협공은 끊이지 않고 있다.보수진영은 "시류에 흔들이는 기회주의"라고 비난하고 있는 반면,진보진영은 "궁여지책에서 나온 국면전환용 쇼"라며 깎아내리고 있는 실정이다.경제상황이 나쁘고,북한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것도 모두 이 대통령 탓이라는 말도 나온다.일부 야당권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사방을 둘러봐도 우군은 없는 것 같다.고립무원의 상황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때가 이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다.정치적 논란에 신경쓰지 말고,결단력있게 서민층 살리기 정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기고,비판세력을 설득하고 그들까지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인다면 경제도 살리고 '중도강화론'의 진정성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확신시킬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비판과 질시의 수위가 높을 수록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이 대통령은 보수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스스로를 '강부자' '고소영'이라는 '편협한' 잣대로 규정해서는 안된다.서민들의 어려움을 다독이는 대통령이 되겠다면 철저하게 그런 대통령이 돼야 한다.그렇기 위해서는 어떤 비판과 비난에도 꿈쩍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재산도 넉넉하다.재집권에 집착할 이유도 없다.고소영 강부자와의 '로멘스'는 끝내야 한다.국민과 연애해야 한다.결단력을 갖고 서민을 다독이고 중산층을 살찌우는 일에 매달리면 그만이다.비정규직 문제의 해결과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은 과제지만 끈기있게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청계천 공사때 보여준 '대화'를 통해 반대론자들을 설득하는 일을 왜 하지 않는가.

민심의 바다에 빠지기로 했다면 푹 빠져야 한다.그것만이 이 대통령이 내세우는 실용과 중도강화론의 진정성을 확인받는 길이다.남은 것은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는 것 뿐이다.바람이 불면 풀잎은 눕게 마련이다.바람의 덕,지도자의 지도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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