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월급쟁이들의 한숨은 길어지는 반면 월급·휴가 등은 짧아지고 있다. 더 억울한 것은 이것도 모자라 회사에서 쫓겨나는 불상사다.

30일 발표된 일본의 경제지표들은 최근 일본 샐러리맨들의 암울한 근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직장인들의 올 여름 휴가는 평균 5.6일로 작년보다 0.2일 짧아졌다. 추석(일본에선 '오봉')인 8월 15일이 토요일로 주말과 겹치는데다 경기 악화를 이유로 여름휴가를 길게 가는 기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127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1102개사에서 이 같은 응답을 얻었다.

동시에 발표된 5월 1인당 현금급여도 대폭 줄었다. 후생노동성은 5월 근로통계조사 결과, 1인당 현금급여액이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한 26만7395엔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임금이 깎인 데는 노동시간 감소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 노동시간은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생산과 수출 침체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제조업의 잔업시간은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42.6%나 감소해 14개월째 하강곡선을 그렸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사이토 다로 수석 연구원은 "6월과 7월은 특별상여금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감소폭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고용상황은 한층 더 악화됐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5월 실업률은 5.2%로 4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해 5년 8개월 만에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가운데 남성 실업률은 5.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졌고, 여성 실업률은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한 4.9%를 나타내 성별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6월 월례경제보고에서 수출 및 생산 회복에 힘입어 일본 경제가 지난 1·4분기(1~3월)에 바닥을 쳤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고용시장에까지 도달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 고용악화를 막으면서 수출과 생산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감원이나 임금 삭감에 따라 개인소비 중심으로 내수 정체가 예상돼 고용조정 여파가 제조업에서 비제조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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