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법인세·소득세 인하 유보 검토" 발언에 논란 확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감세정책 관련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윤 장관은 2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해 예정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는 그대로 시행하고, 내년 인하 계획은 유보해야 한다"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감세정책의 주요 축인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감세안에 따르면, 기업의 법인세(과세표준 2억원 초과)는 세율이 올해 25%에서 22%로 인하되고, 내년에 다시 20%로 낮춰진다.

소득세는 ▲과표(과세표준) 1200만~4600만원 구간의 경우 세율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16%-내년 15%로 ▲4600만~8800만원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25%-내년 24%로 각각 인하되며 ▲8800만원 초과분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35%로 유지되다가 내년에 33%로 내려간다.

이 같은 내용의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은 작년 말 국회에서 모두 처리됐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세수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에 그쳤던 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 5%(51조원) 수준으로 늘어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같은 기간 30.1%에서 35.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근엔 "현 시점에선 감세보단 오히려 증세(增稅)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장관의 발언이 정부의 감세정책 기조 변화로 해석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재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재정부는 "정부 입장은 감세정책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윤 장관의 발언은 비과세·감면 축소를 포함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장관도 이어진 국회 답변 과정에서 "발언의 진의가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으며, 같은 날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 강연에선 "감세는 투자의욕 고취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선순환을 불러온다"며 감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로써 감세정책에 대한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듯 하지만, 논란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감세정책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도 늘고 자연 재정 상태도 나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지만, 세금이 안 걷히는 가운데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은 "감세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긴 하다. 그러나 내년에 '2단계 소득세·법인세 인하'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 해도 그로 인해 늘어나는 세수는 3조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98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도 소득세율를 낮췄지만 세수는 오히려 늘었다"면서 "지금은 개별 정책을 따지기보다는 늘어난 세출을 어떻게 잘 관리할지, 과세 기반을 어떻게 넓혀나갈지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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