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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술 등 죄악세 추진 '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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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담배ㆍ술 외부불경제품목 인상 검토
'부자세 깎아주고 서민세 인상'비판 거셀 듯



정부가 담배ㆍ술 등에 붙는 세율을 올리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경제위기에 따른 세수감소에다 경기회복을 위해 쏟아 부은 지출로 발생한 재정적자가 겹쳐질 경우 만성적인 재정적자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이들 품목의 세율을 올릴 경우 정부가 종합부동산 토지세,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면서 서민세금만 늘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정부는 선뜻 공론화에 나서지 못한채 여론을 떠보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기존 감세기조는 유지하되,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담배ㆍ술 등 외부불경제 품목에 대한 세율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25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품목이란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품목으로 건강상에 해로운 담배와 술, 도박, 환경오염을 시키는 자동차(유류 포함) 등을 지칭하며 이에 대한 세금을 소위 '죄악세'(sin tax)로 부르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정부가 소득세 감세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편성 등 재정지출 확대 노력을 통해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 때문에 재정수지 악화라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규모 감세 덕분에 조세수입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감세 규모는 98조9000억 원에 이르며 2012년까지 33조9000억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정부가 외부불경제 품목에 대한 세율인상을 적극 고려하는 것은 간접세여서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한데 반해 세수입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류 세율의 경우, 소주ㆍ맥주, 위스키 등에 72%, 와인ㆍ청주에 70% 등 이미 적지 않은 세금을 과세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조7600억 원을 주류 세금으로 거둬들였다.

담배에 붙는 세금은 조금 복잡하다. 담배 종류, 가격, 용량에 따라 제각각 다른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건강증진기금, 폐기물 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도 부과된다. 예컨대 KT&G가 판매하는 2000원짜리 담배에 붙은 세금을 살펴보면, ▶담배 소비세(641원), ▶지방교육세(320.5원), ▶국민건강증진기금(354원), ▶폐기물 부담금(7원), ▶부가세(181.8원) 등, 세금과 기금을 합치면 1504.3원에 이른다. 여기에 소매인 마진 10%(200원)를 따져 보면 2000원짜리 담배를 구매할 때 세금과 마진이 1700원이 넘는 셈이다.

담배회사인 KT&G는 지난해 세금으로 4조3198억원을 납부했다. KT&G의 세금 규모는 지난 2004년 3조3270억 원에서 매년 빠르게 증가해 불과 5년 만에 2조3342억 원이나 더 증가했다.

문제는 세수 확보와 재정확충의 이유를 내걸고 외부불경제 품목 인상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지만, 정부는 서민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을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자칫 부자들 세금은 감면해주고 서민들의 기호품인 담배, 소주 등에 붙는 세금을 올리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내부적으론 세수확충 방안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상반기 75개였던 할당관세품목을 하반기부터는 48개로 대폭 축소한 것도 재정건전성을 위한 첫 걸음이자 세제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 경제성장율 등 경제회복 속도와 세수현황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오는 9월 당정협의를 통해 세수개혁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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