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北 김정운 訪中을 둘러싼 진실게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일본과 중국이 벌이는 진실게임이 점점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습니다.
바로 김정운 방중 기사를 두고 나오는 얘기들인데요.
북한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3남 김정운이 후계자로 낙점돼 중국을 방문해 지도자들을 만나고 갔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시비(?)는 일본이 걸었습니다. 지난 16일자 아사히(朝日)신문은 김정운 방중 보도를 1면 머릿기사로 싣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을 면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대꾸했습니다.

하지만 '알지 못한다'는 애매한 표현은 외교가에서 오해를 부르기 마련이지요.
아사히 신문이 18일자에 장남인 김정남이 김정운을 대동했다는 후속 기사를 싣자 말을 독하게 하기로 유명한 중국 외교부의 친(秦剛) 대변인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친 대변인은 훈계조로 "엊그제 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딱부러지게 얘기해주겠다"며 김정운의 방중사실을 부인해 일본측의 어안을 벙벙하게 했지요.
특히 그에게서 "007소설을 쓰고 있다"는 소릴 들은 일본 언론으로선 굴욕적이라고 할만 하지요.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6자회담 중국측 대표)도 "김정운이 한번도 중국에 온 적이 없다"고 말하자 일본은 그로기 상태까지 몰렸습니다.

김정남이 껄끄러운 김정운과 동행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다 김정남의 공개된 개인 일정이 김정운의 방중 일정과 들어맞지 않는 등 일본측 보도는 의문 투성이였죠.

상황이 이만해지자 주변에서는 일본의 섣부른 보도 태도를 질타했습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중국 외교부가 설마 전세계를 상대로 거짓발언을 했겠느냐' '특종 욕심에 눈이 어두운 일본 언론은 무분별한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요지로 말이지요.

사실 그동안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후계 구도에 관심을 갖고 확인되지 않은 뉴스를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오보로 판명났고 일부 오보성 보도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지요.

이런 가운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9일자 아시아판 머릿기사로 "김정운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하자 전세계인들은 또다시 김정운의 방중설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이 아닌 서방 기사인데다 중국의 거듭된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터져나온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김정운의 방중사실은 아사히와 다를 바 없습니다만 주변인물들이 다르게 채워졌습니다. 김정운을 배석한 인물이 김정남에서 조명록과 장성택으로, 면담자도 후진타오 주석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으로 바뀌었지요.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운 방중 기사를 작성한 아사히신문 베이징 특파원은 본국으로 소환조치됐고 아사히신문도 여러 송사에 얽매여있다고 합니다. 김정운 기사의 후유증이 꽤 큰 모양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사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원로급 거물인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연로한데다 최근 건강 악화로 외부활동이 사실상 힘든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결국 일본과 영국 언론, 북한과 연계된 중국 정부, 이렇게 두패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되겠지요.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일본에 이어 서방 언론이 김정운 방중을 보도한데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 당국 입장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정말이지 세계 외교가는 발칵 뒤집힐 것으로 보입니다.
진실이 어떻게 밝혀질지 지켜봐야하겠지만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다 상황이 악화되자 부인하는 중국 당국의 태도 변화에도 오해의 소지가 적지 않습니다.
김정운 방중이 사실이라면 그런 사실이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이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