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북한 2차 핵실험 발표 등 돌발악재로 출렁거리던 코스피가 반등했다. 비경제적 이슈는 대부분 단명하다는 학습효과가 재연되는 모습이다.
각종 걸림돌에도 시장이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지만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노출된 악재였지만 GM의 파산보호 신청 등 글로벌 변수와 북한의 추후 행보에 물음표가 제기되며 변동성 확대 장세 대응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29일 당분간 증시가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큰 현 시점에서 단기 트레이딩 차원으로 접근,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등 변동성 확대위험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등의 지정학적 이슈와 더불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마저 커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수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하루하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 역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다소나마 시장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섹터 측면에서도 양호한 이익 모멘텀과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기준으로 삼아 변동성 확대 장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IT와 경기관련소비재, 에너지 섹터의 경우, 최근 들어 시장대비 EPS 증가율의 개선이 지속되거나 최근 들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익조정비율 역시 전체 시장보다 양호한 모습 나타내고 있어 이러한 모습은 이익 모멘텀에 민감하게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우선적인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시가총액 비중 역시 비교적 큰 섹터들인 만큼 이들 섹터를 선두로 해 시장 전체적인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 기대된다.
이 부문에서 외국인의 매수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업종 대표주이다. 아직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인 만큼 시장대비 업황의 개선이 두드러지는 섹터 내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대형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고점논쟁이 한창이다. 지금 주식을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많이 올랐기 때문에 빠져야 한다는 당연론부터, 최근 불거진 북한 관련 불확실성, 그리고 해묵은 밸류에이션 논쟁까지 가세하며 시장은 한목소리로 조정이 오기를 합창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증시는 꿋꿋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고, 지하에서 핵폭탄이 터지고 동해로 미사일이 날라와도 KOSPI 는 1400선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다. 연 중 고점 대비로도 시장은 고작 3% 가량 하락했을 뿐이다. 코스피 1200선부터 고점논란이 제기됐음을 고려해 볼 때, 상투는 이제 그 길이만 200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의 시장 움직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시장은 죽은 관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는 사실이다. 즉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해서 무조건 하락반전이 임박했다고 말할 수 없으며, 밸류에이션만큼이나 모멘텀도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시장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급증한 시장 유동성이 기업의 적정주가보다는 단기적으로 볼 수 있는 최고주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상, 지금 시장을 떠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번주 들어 국내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일 장중한때 1350선이 붕괴되었던 KOSPI가 1392p로 마감하는 등 이번주 들어 평균 장중 변동폭이 무려 57.5p에 달하고 있다. 이것은 올해 평균 변동폭(28p)의 두배 수준이다. 안으로는 북한문제와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조치 해지에 따른 수급악화 우려, 밖으로는 미국 GM의 파산보호신청 및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 문제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문제를 비롯해 최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요인들은 이미 노출된 악재의 성격을 띄고 있거나 펀더멘털보다는 이벤트 발생에 따른 투자심리와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상승추세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당분간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측면에서 지수 흐름은 직전 고점을 상단으로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단기 트레이딩 차원에서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등 변동성 확대위험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된 종목군 중심의 매매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사실 증시는 북핵 악재 없이도 시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심리 지 표에 뒤쳐진 실물경기를 고민하게 되면서 가격부담을 느낄 찰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다. 3일간의 조정과 한때1300선까지 밀려나면서 그간의 상승누적 부담을 얼마간 덜어낸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단기 방향성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먼저 예측불허인 북한의 행동거지이다. 핵실험-미사일 발사-보복 경고로 미뤄볼 때 도발 형태가 반복적일 수 있어 여진이 남을 수 있다. 다음으로 미국증시도 징검다리 장세가 점쳐진다. GM처리결정 이외에도 직전 심리지표에 환호했었던 만큼 다음주 공개될 실물지표가 뒤를 받쳐줄 지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수급상으로는 모멘텀 부재를 틈타 다가오는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프로그램 매매의 잦은 유출입이 나타날 수 있다. 방향성을 예단한 선제적 대응은 자칫 엇박자 함정(고점 매수)에 걸려들 수 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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