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검사장 이인규)가 19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소환하고 한상률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이메일 답변서를 받으면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 회장의 경우 박 전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의 '몸통' 역할을 한 인물이어서 의혹의 전모가 드러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천 회장은 현재 박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고 여권 실세와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천 회장의 진술에 따라 베일에 가렸던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의 베일이 벗겨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선수재 혐의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는 순간 성립되지만 박 전 회장과 천 회장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박 전 회장이 '형님'으로 부르며 수 십년 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천 회장에게 따로 돈을 주며 세무조사 무마 로비 부탁을 했을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검찰이 세무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는 물론 그 전에 이뤄진 박 전 회장과 천 회장 돈거래까지 살펴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이 세무조사 전후로 천 회장에게 금품을 건네거나 청탁한 사실이 없더라도 오랫동안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했다면 알선수재 입증은 가능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의 최근 압수수색에서 드러난 탈세 혐의와 아들에게 경영권을 편법 승계하려 한 정황도 천 회장에게는 불리한 대목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7∼2008년 300억원대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처분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매수자들은 15명 가량이지만 매입자금이 모두 박 전 회장으로부터 나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도 박 전 회장의 돈이 주식 거래에 사용됐는가가 수사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주식 거래는 천 회장이 주식을 팔고 나중에 아들인 세전씨가 다시 사들이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세전씨는 40억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
 
검찰은 천 회장이 아들에게 직접 주식을 넘기지 않고 박 전 회장에게 부탁해 비싼 가격에 사달라고 한 후 이를 다시 아들에게 싸게 팔도록 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이 경우 증여세 포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서를 이메일로 받아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청장은 지난 17일 검찰이 20∼30개 항목으로 정리해 발송한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A4용지 20여쪽 분량으로 작성해 이날 오전 6시께 검찰에 이메일로 보냈다.
 
한 전 청장은 진술서에서 천 회장과 전화통화한 사실 등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실패한 로비'라도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에게 청탁을 했고 박 전회장으로부터 이를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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