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돼지 인플루엔자가 유럽지역에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러나 조류 독감 때의 경험을 살려 각국 정부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어 조기진화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었다.


◆유럽에서도 확인..우려가 현실로=유럽연합(EU)은 27일 스페인에서 유럽 최초로 첫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트리니다드 히메네스 스페인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남동부 스페인 알멘사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에 대한 역학 조사결과,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23세 남성으로 알려진 이 감염자는 지난 22일 멕시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정부는 이 밖에도 20여명의 감염 의심 환자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돼지독감이 이미 전세계로 퍼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멕시코에서는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의심환자는 1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도 각각 20명, 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호주, 중동 등 세계 각 지역에서 의심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독감으로 인한 피해액도 천문학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돼지독감이 세계 경제에 비칠 비용부담은 3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잠식하는 규모다.


◆전세계, 발 빠른 대책..조기진화될까=이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조류 인플루엔자(AI)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아시아 지역 정부들이 서둘러 멕시코 지역 제한 조치에 나섰다.

중국, 일본 정부는 멕시코, 미국 여행객을 상대로 체온 체크 등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고 여행사들은 멕시코 여행 상품을 줄줄이 취소했다. 미국은 비상사태를 선포, 연방정부가 보관 중인 독감 치료제를 보급했고 중국 정부는 즉각 멕시코와 미국 일부 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제품 수입 금지령을 내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보건장관 회의 소집을 요청할 전망이다. 안드룰라 바실리우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이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고 있는 체코정부에 회원국 보건장관 회의를 긴급히 소집할 것을 공식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앙지인 멕시코에서는 발 빠른 조치가 취해지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3월 독감 환자가 늘어나고 이달 13일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에야 바이러스 샘플을 해외로 보내 원인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멕시코 이외의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때 치료만 받으면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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