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 동안 글로벌 증시가 회생의 기미를 보이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회복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주식시장 분석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이달들어 글로벌 IPO는 뉴욕증시에서 3개사가 신규 상장된 것을 비롯해, 캐나다와 홍콩증시에서 각각 1개사와 한국증시에서 6개사가 증시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 IPO시장, 최근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최근 주식시장의 급등은 그동안 몇 분기동안이나 불모지나 다름없던 상황에서 시장의 자금조달 기능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고 있다.
이달들어 11개 업체들이 신규 상장돼 이 가운데 4개사는 1억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 이들은 언어 소프트웨어인 공급자 로제타 스톤과 온라인 교육업체인 브리지포인트, 비디오 게임 업체인 창유닷컴, 소비유통업체인 실버베이스그룹 등이다.
지난 주 로제타 스톤과 브리지포인트가 첫거래를 시작한 순간은 지난해 5월 이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IPO가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양사는 합쳐서 2억5430만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주 세계 전체 IPO규모인 2억6930만달러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톰슨로이터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IPO 물량은 19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데 이는 신용카드사 비자의 초대형 IPO가 있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약 96%가 감소한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의 기업공개 건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장 큰 규모는 지난 2월 미국 시장에서 영양식품 업체인 미드 존슨 상장시 8억2800만달러 조달이었다.
◆ IPO 환경은 낙관적..활성화엔 시일 걸릴듯
자본 시장 전문가들은 IPO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 지속적인 강세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폴 도나휴 미국 주식시장 부문 공동대표는 "시장 회복의 조짐이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IPO 건수는 준비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나휴 대표는 또 "주식 시장에서 변동성은 지난해 말 수준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하고 IPO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은 희망을 가져도 될 것이라 조언했다.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인 VIX 지수는 지난해 10월에는 약 90포인트대에 근접하며 월스트리트에 엄청난 두려움을 주었으나 현재는 35포인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VIX 지수는 S&P500 지수 옵션의 척도로 사용되며, VIX 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임을 뜻하며 더 많은 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금 모금을 추진하기에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권 전문가들도 자본시장의 위험한 부문들 역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낙관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소형주 위주로 구성되는 러셀2000 지수는 일반적으로 S&P500 지수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데, 최근에는 S&P500 지수의 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
불과 몇 주 전에,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의 꾸준한 상승으로 인해 IPO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할 것이라 전망했다. 당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IPO의 완전한 취소보다는 일시 유예를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한 전문가는 로제타 스톤과 같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사업내용을 가진 회사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자금시장 상황도 비교적 안정
IPO를 위한 시장의 자금흐름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알루미늄 제품 제조업체인 중국의 종왕은 최근 홍콩에 상장되면서 16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중국남부기관차가 15억7000만달러를 조달한 이후 세계 최대의 신규상장 규모다.
이와 함께 이번주에는 텍사스, 루이지애나와 캔자스 등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엘로라 에너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신청했다. 반면 NI소스에너지는 지난 주 금요일에 시장 상황 악화를 들어 IPO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 주 골드만삭스가 50억달러의 펀드를 만들어 주식시장에 유상증자 참여 등 신주인수방식의 투자를 진행키로 하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00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이후 최대규모다. 신주인수방식 투자는 올해 들어 상대적 강세를 보여왔다. 전세계적으로 신주인수 및 유상증자 투자는 1067억달러 규모가 진행돼, 지난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6%가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IPO의 진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은 시장의 회복세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를 조심스레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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