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의 소도시 웨스트포인트가 올해 기아자동차 공장 가동을 앞두고 로토에라도 당첨된 듯 들뜬 분위기라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스트포인트는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 경계에 자리잡은 소도시로 인구가 3500명도 안 된다. 현지에서 로저스 바비큐 매장을 운영하는 데비 윌리엄스씨의 말마따나 "모두들 경기가 어려워 야단인데 이곳 주민들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매장 바닥재를 목재로 바꿨을 정도다.

경기회복의 조짐 웨스트포인트 곳곳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적하기 이를 데 없던 소도시에 근사한 술집들이 생기고 25년만에 처음으로 땅 다지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속속 들어서는 한식당에는 한국인 근로자는 물론 이따금 현지 주민들까지 뒤섞여 남부인들로서는 좀 고역스러울 듯한 김치찌개를 맛보기도 한다.

웨스트포인트의 기아차 공장은 인력을 2500명까지 고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하청업체들이 7500명을 더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식당ㆍ호텔 같은 다른 업종에서도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지금까지 500명을 고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온라인으로 접수한 4만3000장 이상의 이력서를 계속 훑고 있다. 기아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할 협력업체들도 현지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

드루 퍼거슨 4세(42) 웨스트포인트 시장은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이 반짝이는 곳"이라며 흥분했다.

그 동안 외국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남부 지역으로 꾸준히 몰려들었다. 남부의 주정부들은 값싼 노동력, 무노조 기업 환경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로 외국계 업체를 끌어들였다.

기아차의 경우 4억 달러 상당의 감세 등 여러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국에서 자동차 공장을 새로 여는 기업은 기아차뿐이다.

웨스트포인트의 주산업은 방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방직 공장들이 속속 문 닫으면서 지역경제가 바닥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기아차 공장 설립 계약이 체결된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시의회 의원인 대런 켈리씨는 너무 기쁜 나머지 당시 교회로 달려가 종을 울렸다.

웨스트포인트 토박이 애니 데이비드슨(65)씨는 "기아차를 보내주신 예수께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팻말을 집 앞마당에 세웠다. 팻말은 아직도 그대로 서 있다.

웨스트포인트 주민들에게 기아차 공장은 그야말로 '하늘이 선사한' 희망인 셈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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