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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은행주 버블 붕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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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이 우려로 바뀔 수 있는 상황..조정 미리 대비해야

우려하던 은행주의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지난 새벽 뉴욕증시는 7주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은행주가 만들어 낸 버블이 은행주로 인해 깨진 셈이다.

미 금융주의 대표주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었다는 부분에 주목하며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제 오를만큼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그동안 가리워졌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감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컨퍼런스보도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는 기대치를 밑돌았고 2월 수치보다도 악화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꺾어놨다.
뉴욕증시가 지난 6주간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베어마켓 랠리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도 했다.

힘겨운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증시에 대해 지난 새벽 뉴욕증시가 보여준 바는 크다.
국내증시의 경우 이렇다할 호재 없이 단순히 기대감 만으로 상승세를 지속해왔지만, 기대만큼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데다, 금융주의 부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뉴욕증시에서 증명된 만큼 국내증시도 이에 대한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특히 외국인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관이 무려 11거래일째 매도세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매물을 외국인이 모두 소화해내면서 지수의 상승세를 간신히 지켜왔다. 하지만 외국인은 뉴욕증시 및 금융불안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는 만큼 이날 과연 기대만큼의 매수세를 보여줄지, 혹은 매도세로 태도를 바꿀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뉴욕증시는 차치하더라도 국내증시가 가지고 있는 불안한 시그널도 만만치 않다.

먼저 과열징후를 판단하는 ADR(등락비율) 지표가 그렇다. 최근 ADR 지표는 160%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지난 1997년 이후 ADR 지수가 현재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던 적은 불과 세 번에 불과하다. 주목할 점은 ADR 지표가 지나치게 높은 과매수 국면에 진입한 이후에는 조정의 폭이 상당히 컸다는 점이다.
1998년 2월 과매수 국면에 진입한 이후 조정폭은 50%에 육박했고, ADR 지수가 가장 높았던 1998년 12월 이후에는 20%의 조정이 나타났다. 2005년 3월에도 10%의 조정이 이어졌다.



조정의 폭은 10%에서 50%로 격차가 크지만 중요한 것은 과매수 이후 늘 조정이 있었다는 점이다. 국내증시의 경우 역사적 수준의 과매수 국면에 도달했고 놀라운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이렇다할 조정을 겪지는 않았다. 10%가 됐든 50%가 됐든 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는 뜻도 된다.

PER 기준으로 보더라도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UBS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의 추정 EPS(주당순이익)에 근거할 때 현 주가수준에서 코스피시장의 PER은 15.2배다. 과거 10년 경험을 볼 때 이 정도 밸류에이션에서는 반드시 조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조정을 감내할 만한 수급적 주체가 개인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은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다 기관은 연일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고, 주가가 오를수록 환매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매수세로 돌아서기를 마냥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주변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조정이 도래할 환경은 점차 갖춰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닥친 조정이 무서운 것이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조정은 달콤한 휴가기간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왔으니까'라며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보다는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는 편이 위기를 맞이하는 현명한 전략일 것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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