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시아는 대동단결해 중국을 지원해달라."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19일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에서 폐막한 제8차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이 대외에 전달한 메시지는 대상에 따라 이렇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서구의 시대가 가고 아시아의 시대가 왔다'는 메세지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한 것이다.
또하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치고 중국을 밀어달라'는 메세지다.
이를 통해 중국은 대외적으로 두가지 효과를 노렸다. 국제사회에서 신흥국가로 대변되는 아시아지역의 발언권을 높이는 한편 중국의 슈퍼파워 이른바 '팍스시니카'를 실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부시 中 앞잡이? "아시아 시대" 설파= 아시아가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은 서방, 그것도 전 미국 대통령의 입을 빌림으로써 효과가 극대화됐다. 주최국인 중국의 주도면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퇴임 이후 첫 해외 공식 나들이에 나선 조시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 만찬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아시아 예찬론에 펼쳤다.
그는 "동아시아가 글로벌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주무대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옮겨졌다"며 운을 뗀 뒤 "중국을 빼놓고는 어떠한 국제현안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중국에 대해서도 찬사를 늘어놨다.
중국은 포럼 내내 시종일관 미국과 유럽을 압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8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서구 중심의 기존 글로벌 금융체제 개편을 주장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우려했다.
'싸움닭'을 자처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도 국제금융기구 재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저우 총재는 "글로벌 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세상 모든 일들을 관찰하고 대처하기는 힘들다"며 IMF 대안으로 글로벌 기구와 지역 기구의 결합모델을 제시했다.
로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CIC) 회장은 유럽이 원하면 중국이 투자해줄 수 있다며 선심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 국부펀드인 CIC는 지난해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감행하면서도 투자규제를 내건 유럽에는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 中 "아시아 대동단결" 촉구= 원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아시아국가간에 통화스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원 총리는 "아세안+3국간 공동외환보유고인 구제금융기금이 800억달러에서 1200억달러로 늘었다"며 "그만큼 위기에 대한 공동 대처능력을 키운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만들어 인프라 건설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실은 100억달러 펀드를 포함한 '250억달러+30만톤 쌀 지원' 프로젝트는 이미 일주일전에 공개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언론은 원 총리의 이날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아시아의 단합과 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 갈길 바쁜 中, 행보 더욱 박차= 팍스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노력은 최근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저우 총재는 달러화 중심의 국제통화체제를 바꿔야 하고 국제금융기구도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일부 신흥국가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서방국가들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졌다.
중국은 더나아가 본격적인 실행에도 착수했다. 아시아·남미 등과 통화스왑을 늘려나가는 한편 인근국가간 위안화 무역결제 제도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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