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동아시아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세계은행(WB)이 동아시아 개도국들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7%에서 5.3%로 하향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WB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타격으로 이 지역의 실업자도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WB은 '동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 반기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 6.5% 성장할 것이란 기존의 전망은 유지했다. WB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경제가 올해 중반에는 바닥을 치고 회복할 것"이라며 "이는 동아시아 경제의 한줄기 희망"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경제가 회복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는 선진국들의 상황에 달려있다"면서 "이는 다수의 아시아국가들이 이들 선진국에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2010년 이전에 선진국들의 경제는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WB가 동아시아 개도국들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5.3%로 하향조정한 것은 지난해의 8% 전망에 비해 많이 둔화된 것으로 2007년 11.4%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서는 가장 높은 성장률이기도 하다.

WB은 "만약 중국을 제외할 경우 동아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1.2%에 그칠 것"이라며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시아 개도국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몽고, 파푸야뉴기니, 태평양 군도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수출 및 산업 생산이 둔화돼 문을 닫는 공장과 실업자가 늘고 실질 임금은 하락하고 있다"면서 "경기후퇴가 아시아의 이머징마켓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아시아지역의 실업자수는 지난해에 비해 100만명이 증가하며 2400만명에 달하고 있다. WB은 "그러나 공식집계는 날로 악화되고 있는 취업시장의 일부만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며 "아시아 각국이 실업대란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B은 "일부 국가들이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됐지만 아시아 각국이 취한 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양조치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며 중국, 태국 등 여력이 되는 국가들은 더욱 재정부양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B은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성장은 이미 과거 얘기가 됐다"면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수출 의존형 아시아 국가들은 당분간 그들이 지난 10년간 겪어온 성공을 재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B은 "이는 선진국 주민들이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WB은 "아시아의 이머징마켓들은 앞으로 내수 확대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