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5일 시나닷컴(www.sina.comㆍ新浪)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북한 내부단결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이번 발사로 인해 한반도 주변의 긴장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며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던 6자 회담도 안개 속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 교수는 "중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상정을 통한 북한의 제재 강화에 반대할 것이며 제재안이 실현되더라도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인기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북한의 로켓발사 이후 네티즌간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자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자는 차원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인터뷰를 갖게됐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시나닷컴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다음은 시나닷컴과 스 교수가 가진 일문일답 요약.
-북한이 이번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것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미사일이라고 하며 경계심을 표출했다. 내용물이 인공위성이 맞는가.
▶개인적으로 볼 때 정황상 인공위성이 맞다.
북한이 이미 몇주전부터 4월4~8일 인공위성인 광명성2호를 발사할 것이라고 외부에 선포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은 전부터 북한이 발사하는 물체는 인공위성이 아니라 미사일이라며 남의 영공을 침범할 경우 격추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계를 강화했다.
하지만 발사날짜가 다가오자 이들 3개국은 말을 바꾸었다. 미국은 자기네 영토로 날아오지 않는한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꾸었고 일본 정부도 최근 말을 바꾸어 발사체 명칭을 마시일에서 '발사물', '비행물'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칭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각국의 반응은 미묘하게 갈리고 있다. 오늘 실시된 로켓 발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북한의 대외적인 전략은 최근 미국 정권이 바뀌었고 6자 회담이 개점휴업을 하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미 정부는 최대 현안을 경제회생으로 놓고 외교 문제에서도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았다. 미 정부가 대북한 관계를 마지막 순위에 놓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기회에 미국의 감정을 건드려보겠다는 심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이같은 비상사태를 일으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 앉도록 유도하려는 바램을 갖고 있다.
남한의 이명박 정부도 예전 정부와 다르게 껄끄러운 상대다. 로켓 발사는 북한이 남한 정부에 심리적 타격을 주겠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북한의 경제가 어렵고 최고지도자의 건강 문제 등이 우려되면서 내부 단합을 위한 목적도 작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부 단합을 위한 목적이 대외적인 목적보다 더 크다는 판단이다.
-미사일 격추 운운했던 미국과 일본이 입장 변화를 일으킨 배경이 궁금하다. 미국은 처음에 막겠다고 해놓고 막지 않았고 일본도 결국 격추하지 않았다.
▶남한의 태도 변화가 준 영향이 컸다고 본다. 남한 정부는 처음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 최근들어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오늘도 인공위성이란 단어를 제일 먼저 썼다.
미국이 북한 로켓 발사 격추에 대한 입장을 바꾼 데는 로켓의 실체를 파악한 것과 기술적인 이유 그리고 대중국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조사결과 북한의 발사물이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임이 판명되자 강경한 입장을 보다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로켓을 격추시키지 못했을때의 당혹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켓 격추는 기술적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중요한 작용을 했다고 본다. 중국은 대북 관계에 있어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우려했지만 발사하더라도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얼마전 런던에서 가진 G20 금융정상회의에 모인 미국 및 한국 정상과 가진 회담에서 북한 로켓 문제를 논의하고 일정부분 자제를 부탁한 것이 아닌가하는 예상도 가능하다.
일본이 이번 발사에 긴장한 대목도 흥미롭다. 지나치게 공포감을 느낀 나머지 오보를 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일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은 재무장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고 본다.
-북한은 일본이 로켓을 격추시킬 경우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는가.
▶부분적인 군사적 충돌이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북한은 한ㆍ미ㆍ일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6자회담 불참 등을 선언하며 강력하게 맞대응했다.
일본이 만약 북한 로켓을 격추했다면 중국으로선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다.
-로켓 발사 이후 각국의 대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6자 회담 전망은.
▶북한의 로켓 발사로 6자 회담이 당장 재개되기 힘들 것이다. 로켓 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남한의 대북관계도 더욱 긴장된 양상을 보일 것이다. 특히 남한의 이명박 정부는 예전 정부보다 북한에 더욱 대립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관계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ㆍ미ㆍ일의 대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6자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점차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ㆍ일이 로켓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북한을 제재하겠다는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아주 복잡한 문제다. 지난 2006년 10월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제재하는 결의안이 통과될때만 해도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로켓의 성질이 다르다. 지난번과 비교할때 많이 안전하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북한 제재를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제재 뿐 아니라 기존 방식을 강화하자는 주장 모두 반대할 것이다.
물론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ㆍ미ㆍ일이 제재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등이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설사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더라도 이들이 목표로 하는 소정의 성과를 달성할지 의문이다. 제재 행위가 사태를 개선시킬지 혹은 더 악화시킬지 따져봐야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이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막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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