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끝났다."
불황에 시름하고 있던 국내 주식시장에 돌연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국제 자동차시장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크라이슬러)가 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혜는 벌써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미 빅3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의 1분기 판매량은 40% 안팎 급감했지만 현대차는 되레 전년동기보다 0.5% 증가했다는 게 대표적입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5% 가까이로 껑충뛰었습니다. 기아차 역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동기 보다 1% 늘었습니다.
주가 역시 살아남은 자의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각각 9.62%, 11.18%나 폭등했습니다.
앞으로의 분위기도 좋습니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지원은 연기하면서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할부금융 지원과 소비자 신용공여 등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한국 자동차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도 힘을 보태는 양상입니다. 정부가 노후 차량 교체 시 250만원 한도로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판매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수 회복은 곧 현대· 기아차의 세계 자동차산업 재편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증권가에서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2일 증권사 추천 종목으로 현대차를 꼽은 것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도 같은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기아차는 1만원에서 1만14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현대차를 자동차업의 최선호주로 추천한 증권사도 증가하고 추세입니다.
그동안 증권가는 자동차 판매 침체를 감안해 방어적 사업구조를 지녔다는 게 닌 현대모비스를 선호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발 구조조정 수혜에 자동차 업황도 2분기부터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직접 수혜를 받는 현대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평균 목표주가는 6만4348원입니다. 이는 현 주가와 10.75% 정도 차이가 납니다. 반면 기아차의 평균 목표주가는 현 주가(8950원)과 거의 비슷한 9291원입니다.
국내 자동차주가 세계 자동차시장의 혼돈 속에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양사 주가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것은 왜일까요? 업종 턴어라운드 조짐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해외법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주요 원인입니다. 여기에 오는 20일부터 기아차의 BW 물량이 풀리면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감도 한 몫 했죠.
참고로 외국인은 지난달 16일 이후 지난 1일까지 12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기아차를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를 순매수 한 날은 6일에 그쳤습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이 기아차보단 현대차 투자를 더 권고하는 분위기지만 외국인은 현대차보단 기아차를 더 선호하는 모습입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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