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하루 앞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빛좋은 개살구'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주요 현안에 대한 국가들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위기해결을 위한 국제공조방안이 도출될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스템 정상화와 보호주의 무역 차단 등 침몰하는 세계 경제를 구할 묘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지만 막을 올리기도 전에 소문만 요란할 뿐 먹을 것 없는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6개월 전만 해도 이번 G20 회의에서 '새로운 글로벌 뉴딜'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최근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이번 G20회의에 앞서 가장 부각되는 문제는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립이다. 미국은 유럽의 경기부양책이 충분치 않다며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럽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유발하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재정적자를 지나치게 확대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마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 역시 앞으로 이미 대규모 재정 적자 위기에 처했다며 재정적자 확대에 곤란한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각 국은 자구책을 준비해 왔지만 국제 공조가 없이는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전세계 금융시스템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
파인내셜타임스(FT)가 입수한 입수한 회의 공동성명서 초안에도 현재 진행중인 각국의 재정부양책이 성장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할 뿐 구체적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G20에서 구체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과 같은 위기에 성과 없는 말잔치는 필요없다며 금융시장 규제와 관련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르코지는 기존 금융기구를 개혁하자는 미국, 영국의 주장과 달리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있어 다른 선진국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보호주의 무역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보호주의가 짙어질 경우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가 연쇄적으로 줄들면서 대규모 실업으로 치달을 수 있다. 결국 보호주의는 누구도 보호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미 G20 국가 중 17개 국가가 보호주의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제 기축통화 변경 등의 문제를 둘러싼 선진국과 신흥강대국들의 기싸움도 펼쳐질 전망이다. 또 국제 무대에서 신흥국의 발언권 문제도 지켜볼 사안이다.
호세 바로수 EU 집행 위원장은 "G20에서 기적을 기대해선 안된다"며 "국가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개막하는 G20 회의 각국이 자신의 이해관계만 내세울 경우 실망에 따른 금융시장의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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