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과 엔화 강세라는 2중고를 겪고 있는 일본 자동차 시장이 한층 더 악화하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일본 8개 주요 자동차 메이커가 발표한 2월 일본 내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한 46만30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6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의 경우 생산량은 14만1127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0% 감소하며 7개월 연속 전년 동기 실적을 크게 밑돌았다. 닛산은 68.8%, 마쓰다는 60.3% 감소했다. 혼다의 지난달 일본 내 생산량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48.4% 줄었다. 미쓰비시는 76.8%나 감소하는 등 업계의 생산은 월 단위로 사상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번 집계에 충격 받은 마쓰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향후 완만하게 생산량을 늘려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와 닛산은 공장 가동 중단 일정을 줄이는 등 이미 감산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달 일본 내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4% 줄어 1월에 이어 감소율을 더 높였다. 감산이 일본 경기를 한층 압박해 신차 판매 환경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본자동차공업회(JAMA)는 24일 올해 일본 내 신차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8.0% 감소한 429만760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77년 이후 32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일본 자동차 산업의 회복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혼다의 아오키 사토시(靑木哲) 회장은 "일본 경제가 매우 약하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JAMA 회장도 겸하고 있는 아오키 회장은 24일 경제산업성을 찾아가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직접 지원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오키 회장은 내수 침체로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며 독일·프랑스 정부처럼 운전자들이 신차 매입시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독일에서는 9년 이상된 차량을 교체할 때 차량 구입자에게 2500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아오키 회장은 미 정부가 '빅3'에 수천억달러를 직접 쏟아붓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당국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어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순 도요타와 혼다가 일본 정부에 잇따라 수천억엔대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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