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3월. 미국 대학농구(NCAA) 64강 토너먼트가 벌어지는 3월을 미국에선 이렇게 표현한다지요. 3년만에 열린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보여준 국가대표팀의 활약과 국민들의 열광에 이말처럼 맞는 말도 찾기 힘들 듯 합니다. 드라마처럼 연장까지 간 결승전. 이번 대회에서만 다섯번째 한일전을 끝으로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3월의 축제가 끝났습니다. (굳이 결승전 결과는 쓰고 싶지 않군요.)
WBC 기간, 우리 대표팀이 선전하는동안 경기를 중계하는 TV와 함께 사람들이 몰린 곳이 한 곳 더 있습니다. 이제 우리 일상에서 뗄레야뗄수 없는 포털 사이트가 WBC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합니다. 경기결과를 실시간 문자중계하고, 여기에 흥분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는 페이지뷰 증가의 선순환이 일어났습니다.
다음에 따르면 24일 일본과의 결승을 앞둔 오전 9시쯤에는 다음 스포츠섹션 평균 트래픽이 개막 전보다 순방문자 1.5배, 페이지뷰 2.7배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2006년 제 1회 WBC 기간 평균 트래픽에 비해 순방문자 2.2배, 페이지뷰 2.7배 높아진 수치입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WBC가 한창 진행되던 동안 국내 양대 포털 주식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결승전이 열린 24일엔 나란히 몇개월동안 깨지 못하던 가격대를 돌파했습니다. 대형 포털들의 수익구조가 페이지뷰가 단기간 오른다고 수익이 바로 늘어날 만큼 간단하진 않지만 단기 주가란게 꼭 펀더멘탈의 변화로만 움직이지 않으니 WBC 효과도 두 포털의 상승세에 일조를 하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WBC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계속 열립니다. WBC때 TV 생중계를 지켜보지 못한 수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네이버(NHN)와 다음도 단기 상승을 마무리하고 조정받느냐, 추가상승하느냐 기로에 섰습니다.
증권가는 '아무도 2등은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선전문구처럼 1등주에 대해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증권사별로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NHN에 대해선 긍정적 의견이, 다음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다수입니다.
◆이것저것 따져봐도 역시 NHN?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NHN에 대한 '러브콜'을 보면 마치 전성기 삼성전자를 연상케 합니다. 지금이야 30만원까지 갔던 기세가 꺾이며 부정적 의견도 간혹 나오지만 여전히 긍정적 의견이 대세입니다. 20만원대에 국내외 기관에 한껏 세일즈한 원죄(?)가 있으니 계속 밀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지만 NHN만큼 수익성을 갖춘 인터넷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3일 나온 동양종합금융증권의 보고서 제목인 '이것저것 따져봐도 NHN'이란 표현이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합니다. 온라인광고(디스플레이, 배너)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다른 업종에 비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온라인광고의 감소를 검색광고와 웹보드 게임이 보완하는 것도 NHN의 큰 강점입니다.
문제는 최근 급격히 오른 주가수준입니다. NHN은 WBC 결승전이 열린 24일 16만35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14일 이후 첫 16만원대 이상 가격에서 마감입니다.
지난 23일 NHN밖에 없다며 '매수' 추천한 동양종금증권이 제시한 목표가가 18만5000원입니다. 그나마 이 가격도 이날자로 17만5000원에서 한단계 올린 가격입니다. 동양종금뿐 아니라 NHN을 매수 추천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목표가격은 16만원에서 18만원대입니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운용이 NHN을 대거 보유중인 미래에셋증권만이 예외적으로 23만원을 제시, 다른 증권사들과 괴리를 보이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보유'나 '중립' 의견을 보이는 증권사들의 목표가격은 14만원 내외입니다. 현재 주가수준이 시장대비 할증된 2009년 예상 PER 16배 수준인데 이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적 매력은 반감된다는 이유입니다. NHN은 이달 초 대기업 출신의 CEO로 교체하며 수성(守城)전략으로 방향전환을 시사했습니다.
이것저것 따지고 보니 선뜻 투자에 나서기 힘든 시점인 것처럼 보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NHN 사랑은 여전합니다. 특히 외국인은 전날까지 5일 연속 순매수 했습니다. WBC 한일전 결과만큼이나 예측하기 힘든 NHN 주가입니다.
◆봄은 언제나...다음
증권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후 나온 다음에 대한 분석보고서 4건중 '매수' 의견은 단 한곳뿐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보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턴어라운드는 이르다'는 평가가 대세입니다. 1년만 고생하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경기침체 영향이 2위 사업자에게 더 크게 작용하고, 트래픽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잠재능력(트래픽)을 수익으로 연결시켜 주는 능력을 보여주기 전까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WBC나 촛불집회때 유입된 트래픽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비관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부증권은 24일 다음에 대한 분석을 재개하며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만8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과대해석된 반면 국내 2위사업자의 영향력과 광고 및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가치는 과소평가됐다는 게 동부증권의 주장입니다.
상대적으로 NHN보다 가격메리트가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다음에 대해 보유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의 목표가격도 3만원 이상입니다. 상대적으로 오버슈팅에 대한 부담은 적은 셈입니다.
최근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인수합병(M&A) 시나리오도 주가에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재웅 창업주가 현재 주가수준에서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은 적지만 위기상황마다 M&A설이 나온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외국인은 전날까지 다음을 6일 연속 순매수했습니다. 다만 그 규모는 총 4만여주로 NHN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은 NHN을 5일 연속 순매수하는 동안 약 60만주 가까이를 순매수했습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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