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이틀째 하락했다.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던 지수는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 방향을 주도할 만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차익실현 매도가 하락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랠리를 주도했던 은행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GE가 2009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 따라 가파르게 내리꽂혔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에 따른 급락에서 벗어났다.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국제 유가와 금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20일(현지시간)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22.42포인트(1.65%) 내린 7278.38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457.27을 기록해 26.21포인트(1.77%) 떨어졌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5.50포인트(1.98%) 내린 768.5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증시는 최근 2주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 2주 연속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 은행주 울고 포드 웃었다

전날에 이어 FRB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대한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BOA를 포함한 은행주가 S&P500 은행지수의 급락을 이끌었다. 또 GE도 실적 우려로 급락해 지수 하락 압력을 높였다.

보너스 지급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AIG는 19개 주 검찰이 합동으로 보너스 지급의 유죄 여부를 조사한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22% 급락했다. 자산 규모 최대 은행인 BOA가 11% 떨어졌고, 웰스 파고가 9.3% 내렸다. 시장가치 최대 은행인 JP모간도 전날보다 7.2% 하락했다.

멘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안톤 슈츠 대표는 "이날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 은행주는 거의 모두 정부 지원을 받지 않은 종목"이라고 전했다.

GE는 씨티그룹과 CS, 모간 스탠리 등 주요 IB가 2009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전날보다 9.5% 급락했다. 제록스도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인 주당 18센트에 못 미치는 11센트에 그쳤다고 발표, 19% 폭락했다.

반면 포드는 강세를 나타냈다. UBS가 최근 매출 전망에 근거할 때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9.6% 급등해 지난 1월초 이후 최고치인 2.75달러로 마감했다.

노스 캐피털의 수석 투자책임자인 리처드 캄파냐는 "경제가 바닥을 다지는 것일 수 있지만 여전히 침체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주가 저점 당시와 비교해 경제는 20% 이상 나아지지 않았는데 주가가 그 만큼 상승한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 달러 '귀환', 유가 급등 '제동'

이날 달러화와 국제 유가의 명암이 엇갈렸다. FRB의 장기 국채 매입에 따라 당분간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던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세를 회복했다. 반면 달러 강세로 인해 고공행진을 벌였던 국제 유가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 상승한 83.84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3552달러를 기록,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0.8%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5센트(1.1%) 떨어진 배럴당 51.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 주 동안 WTI는 10% 급등했다.

SG의 원유 리서치 책임자인 마이크 위트너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할 만한 이유는 없다"며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고, 수요도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원유 공급은 지난주 194만 배럴 증가한 353만 배럴로 나타났다.

금 선물가격 역시 0.3% 떨어진 온스당 956.20에 마감, 급등세에 제동이 걸렸다.

◇ 세계 경제 '잿빛 전망'

이날 장중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세계 경제가 60년래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유로존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4.1%로 곤두박질 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또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6% 선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8%였다.

한편 이달 초 IMF도 세계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날 CNN머니에 따르면 IMF는 2009년 전세계 제품 및 서비스 생산이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해 3.2% 증가한 제품, 서비스 생산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주도로 60년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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