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꼭 한발씩 늦는다.

그간 코스피 지수가 뉴욕증시를 따라다닌다는 오명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뉴욕증시가 연일 랠리를 이어갈 때 우리증시는 랠리를 마치고 숨고르기에 돌입했고, 지난 새벽 뉴욕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서자 우리 증시는 또다시 상승 기지개를 켜며 시동을 걸었다.

코스피 대비 꼭 한발씩 늦는 뉴욕증시가 이번에도 국내증시의 움직임을 따라 숨고르기를 마치고 상승세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물론 주변 여건은 좋지 않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매입이라는 야심찬 결정을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이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펀더멘털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고 비관론자들의 목소리만 더 크게 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변환경은 아직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아직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씨티그룹의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지난 5일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던 씨티그룹은 단 2주만에 가파르게 상승했고 전날에도 오전 내내 급등세를 이어갔다. 장 중 한 때 3.89달러까지 치솟으며 전일대비 무려 26%나 급등했던 씨티그룹은 장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결국 전일대비 15% 급락한 2.60달러로 마감했다.

특별한 악재가 없었던 만큼 단기급등에 따른 단순한 차익실현 물량으로 추정된다.

미 금융주에 적용되는 시가평가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 차례 급락세는 어쩌면 투자자들을 위한 매수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전날 뉴욕증시의 움직임도 되돌아보면 왠지 낯이 익다.

FRB의 국채매입 결정에 첫날에는 환호하다가 둘째날에는 우려의 목소리만 냈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내가 갖고 있는 장난감보다 동생이 갖고 있는 장난감이 더 좋아보일 때 일부러 동생의 장난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흠집을 잡는 경우가 있었다.

동생이 '내 장난감은 진짜 별로인가' 하며 나와 바꾸자고 하길 기다리는 고난도의 전략이다.

동생이 장난감을 바꾸자고 하면 그냥 인심쓰는 척 하며 재빨리 바꿔야한다.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동생의 마음이 다시 변할 수 있다.

이날 이렇다 할 경제지표 발표는 예정돼있지 않다.

호재도, 악재도 없는 가운데 이미 전날 숨고르기를 어느 정도 기회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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