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7일께 취재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을 두만강 북·중 국경에서 체포해 억류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억류된 기자들은 케이블TV 네트워크인 커런트TV의 한국계 유나 리(Euna Lee)와 중국계 로라 링(Laura Ling)이다. 이들은 탈북 여성들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취재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들을 데리고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은 '인질'로 삼고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방법이다.

홍용표 한양대학교(정치외교학) 교수는 "두 기자를 협상카드로 사용하려 들면 미국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실제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6 25 전쟁시 사망한 미군 유해송환에서 보는 대로 미국은 자국민을 철저히 지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일반적인 매뉴얼에 따라 처리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이번 사건이 중국과 북한의 국경 근처에서 일어난 점도 한 몫을 한다.

최종건 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 교수는 "북한 경비원이 국경을 넘어 기자들을 체포했다면 북한이 월권을 행사한 게 되고, 반대로 기자들이 북한으로 건너간 경우라면 중국의 국경관리에 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더구나 조선족이 기자들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중국정부도 사태를 조용히 해결키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 기자의 취재행위가 미국, 북한, 중국 등 3자가 개입한 사건으로 커져버린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미국 당국도 공개적인 확인을 피하고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면서 사건의 확대생산보다는 물밑 협상을 통해 처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 교수는 만약 "북미대화가 최악으로 전환되면 납치문제로 부시 독트린이 재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으로서는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최악의 선택은 피해야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잡혔으면 공화국 국내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형법은 63조에서 간첩죄를 규정, '공화국의 국민이 아닌 자가 정탐을 했을 때 5년이상의 10년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고, 정상이 무거우면 10년이상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1996년 11월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가 술에 취해 압록강을 건너가자 북한은 간첩으로 간주해 구속했지만 빌 리처드슨 미국 하원의원의 협상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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