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미국 증시 하락에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 논란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3월 이후 다우 지수는 연일 하락하면서 -3.1%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7.2% 올라 디커플링 양상을 보이는 상황. 중국 상하이 지수가 3.1% 상승한 것과 비교했을 때도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증시 전문가들은 디커플링 주장은 시기상조라는 데 무게를 실으면서 대내외적 변수를 통한 미국 증시 움직임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 구조를 통해 살펴보면 아시아 지역의 역내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인정할 필요가 있으나 ADB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수출 최종 수요 지역이 G3(미국 일본 EU)에 편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디커플링 주장은 성급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내외적 몇 가지 요인에 의해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국내와 중국의 금융 기관의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미국 시중은행의 부실 문제가 위험 자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 ▲중국 내수 경기 부양 모멘텀이 아시아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 등의 긍정적 변화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이 15배로 과거 투자은행의 31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은행의 부실 가시화→ 투자은행의 파산 및 은행 지주사 전환→ 레버리지 비율 축소→ 위험자산 비중의 급격한 축소→ 신흥국 증시에서 무차별적인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대내적으로는 ▲코스피와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 ▲국내 투자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점 ▲국내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5개월 연속 이어지는 점 ▲국내 일드 갭(주식의 기대 수익률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 수준이 상승 전환하면서 투자 메리트가 부각될 시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수의 추가적인 반등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원ㆍ달러 환율 간 상관계수(20일)는 3월 이후 마이너스(-) 1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CDS 프리미엄은'3월 위기설'과 관련한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481bp(3월2일)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24b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미국 증시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VIX가 일정 수준에서 안정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 심리가 단기 바닥권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라면 미국 증시도 조만간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 견해다.
우리투자증권은 현 상황을 디커플링으로 진단했다. 이윤학 애널리스트는 "디커플링의 끝이 대부분 좋지 않았다"며 "디커플링이 마무리 된 이후 평균적으로 3주 동안 코스피 지수는 고점 대비 -9.2%, 다우 지수는 -3.8% 하락해 디커플링이 마무리되고 다시 동조화되는 과정에서 코스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말 이후 디커플링이 나타난 경우는 모두 일곱 차례. 디커플링이 발생한 시기는 상승 추세의 막바지 국면에서 한국 증시 상승세가 연장됐거나 하락 추세에서 반등 국면의 마무리 시점에서 발생하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디커플링이 진행된 기간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약 3주 동안 코스피 지수는 6.1% 상승하는 데 반해 다우 지수는 -0.5% 의 디커플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이 기사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