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불 못지켜내면 상승채널 붕괴될 수도

1000불을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값이 2주일도 채 안돼 900달러까지 하락하자 금투자에 나섰던 투심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들먹거리며 2000불 간다던 금값이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속이 탈 노릇이다.

세계최대 금펀드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신규금매입도 지난 2월 20일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 나흘 동안은 아예 신규매입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가격 거품론이 일어 '안전자산 투자라도 너무 비싼 금보다는 차라리 은을 사자'고 나서는 형국이니, 향후 시장 불안이 커진다해도 금가격이 이전과 같은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말 이대로 금가격도 유가처럼 급락의 나락으로 곧두박질 치고 마는 것일까?

◆ 미국 증시 저점 붕괴에도 금값은 하락..금값 거품 입증

다우 7000선 깨지고, S&P500 700선이 붕괴돼도 하락 일변도를 보인 금값은 스스로 '1000불은 거품'이었음을 증명했다.

주택시장 붕괴, 사상 최악의 실업률 등 경제지표 악재와 미국 증시 저점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재 가격에 모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며, 이는 앞으로 어떤 악재가 또 터져나온다 하더라도 '1000불의 더블탑(double-top)'을 넘어 또 한번의 고공비행을 할 여력은 아직 없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현재 온즈당 930~880 부근에 형성된 지지대마저 붕괴될 경우 작년 10월 말부터 형성된 금의 상승채널 자체가 붕괴되는 좀더 강한 하락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인플레이션 통제와 경기부양을 동시에?...금투자 매력 급감

2월18일 공개된 美 FOMC 회의록 공개에서 미국이 인플레이션 타깃을 2%에 못박은 것과, 오일을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번번이 수요감소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된 반등의 기미를 잡지 못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금가격 상승랠리 회귀를 막는 부분이다.

금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금투자가 단순히 안전자산으로서 증시하락 위험에 대비했다기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자금 투입으로 인한 인플레 가능성에 반응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인플레이션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컨트롤하는 상황에서는 하이퍼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줄어들고 금투자 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금가격 상승으로 금 대신 팔라듐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 금의 산업용 수요가 감소할 위기에 처했고, 투자에 있어서도 금대신 은을 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니 이래저래 금의 매력이 상실된 상황이다.

◆ 헷징수단이라면 'OK'...오일과는 차원이 달라

금가격이 낙폭을 키웠다고 해서 헷징수단의 매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평가할 수만은 없다.

금가격의 과거 추이를 보면 2001년 이후 금가격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확장국면에서 인플레이션의 위협은 늘 도사리고 있었고, 이에 금은 일단 보유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을 단순한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 '헷징'의 수단으로 본다면 금은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다.

경제침체 장기화가 확인된 마당에 향후 세계 각국이 추가로 경기부양자금을 쏟아부을 것은 자명하며, 이것이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경우 금의 매력은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은에 대한 '투기'가 성횡한다한들 '보유'에 있어서는 '금'만한 금속은 없다. 은은 금에 연동해 덩달아 상승하는 것일 뿐 금의 대체제는 될 수 없다.

단, 금 매입의 시점과 이익 실현시점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금이 '더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며, 금투자에서 얻는 이익도 위험을 감수해서 얻어지는 수익'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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