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잔고 40만원 1년됐는데...이자는 '0'
대부분 50만원미만 무이자 적용 불만높아


#몇일 전 모 은행 예금통장을 갖고 있던 박모(29)씨는 잔고를 조회하다 깜짝 놀랐다. 40여만원이 들어있는 휴면 예금에 1년동안 이자가 한 푼도 붙지 않았기 때문. 박씨는 주거래 은행이 아닌 은행통장 잔고가 50만원 미만이면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또다른 은행 예금통장이 있는 이모(26세)씨는 대출할 때는 50만원 미만이라도 이자를 내는데 예금에는 금리가 없는 체제에 불만을 보였다. 1000명이 입금한 50만원씩 모아서 머니마켓펀드(MMF)에라도 넣으면 은행돈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저축을 장려하는 차원에서도 얼마 안 되는 금액일지라도 이자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50만원 이하 고객들에게는 이자를 주지 않고 있는것에 대해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있다.

지난 2001년 무이자통장 도입 초기 당시 10만원 미만에 무이자를 적용했던 것을 은행권이 50만원 미만으로 확대해 소액예금자를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입출식 예금상품 중 일부를 제외하고 일정금액 미만의 평잔인 계좌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평잔 50만원 미만일 때 금리가 없고, 국민은행만 예외적으로 30만원 미만일 경우 이자를 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은 조사 결과 1만원 이하 예금통장 계좌수는 2006년 말 8만1157개에서 2008년 말 8만5530개로 2년동안 4373개 증가했다. 그만큼 소액예금자의 거래가 늘었다는 얘기다.

한 은행관계자는 "현재 계좌개설 수수료 등 없이 무료로 계좌를 개설해 주고 있으며, 저축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예치한 자금을 운용하기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자를 미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이자통장제도를 추진했던 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지동현 KB국민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CSO)은 은행예금의 30%가까이 되는 휴면예금들이 은행에 엄청난 전산비용을 유발시킨다는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이 제도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 부사장은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일부 은행에서 수수료를 받는것도 시도했었지만 사회적 반발이 커서 포기했다"며 "사실 금리를 안 주는 것이 적극적 해결 방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예금계좌유지수수료가 있어 휴면계좌가 일정시간 지나면 소멸하도록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50~100달러 기준 예금에 대해 수수료를 한달에 20달러 정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돈많은 고객들에게는 각종 수수료 혜택을 비롯해 금리우대를 해주면서 소액예금자에게는 이자는 커녕 대출조건도 까다롭게 제시하는 등 홀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 금융연구소 한 관계자는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인 은행의 입장에서는 소액예금계좌를 관리하는 비용이 클 수 있다"라면서도 "처음에는 10만원 이상으로 이자를 지급했던 것을 지금 50만원 이상으로 확대한 것이 합당한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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