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봄날 오나] 실수요자 내집마련 움직임
세제 완화로 강남3구 등 수도권 물량 관심집중
묻지마 매수는 '독'.. 시세차익·환금성 따져봐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김사장은 요즘 살맛이 난다.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겨 몇달째 계약서를 쓰지 못했지만 설연휴 이후 상황은 달라졌고, 한달새 재건축 급매물 3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모델하우스도 오랜만에 바쁜 주말을 보냈다. 일산 식사지구 위시티 분양사무소는 모든 직원이 주말에 출근해 상담전화와 내방객을 맞느라 분주했다. 가계약은 물론이고 성사된 거래도 몇 건 된다.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가점을 쌓으며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에서 '사자'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주택 재당첨 제한 완화 및 폐지, 비투기과열지구 내 비세대주 1순위 청약 허용,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 허용 등이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이라고 무턱대고 사지 말고 환금성, 주변입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수요자가 움직인다

내집마련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2008년 저렴한 주택이 추가로 나올 것이란 기대감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청약률이 저조하고 미분양주택이 넘쳐났다면, 올해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높은 양도세, 전매제한 등으로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고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지만, 이제는 팔고 사기가 쉬워졌다.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저렴한 주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한풀 꺾였다. 이는 계약조건이 좋은 미분양주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2·12일 미분양 세제완화' 조치 이후 사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투자가치가 높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12일 발표 이후 수도권 미분양 물량들이 1순위로 팔리기 시작했고,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이 무르익은 강남3구는 1월 거래량이 1000건으로 전월인 12월 240여건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 전망 여전히 불투명

하지만 향후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그림자가 언제 걷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강남3구 등 수도권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세지만, 이는 한동안 하락했던 가격이 일부 상승하며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영 스피트뱅크 팀장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침체는 조금씩 회복되겠지만, 시장이 워낙 침체돼 정부의 완화 정책으로 바로 시장이 좋아지긴 힘들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기점이 언제냐에 따라 국내 실물경기 회복시점도 좌우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부동산 경기 침체도 계속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조건 매수는 독(毒).."시세차익 노려야"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주변상황 등을 봐가며 시세차익이 있는 미분양 단지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분양 양도세와 취득세 완화만 생각하고 사자분위기에 편승돼 무턱대고 골라 잡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우선 향후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어야 하고, 환금성이 높아야 한다. 양도세 완화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미분양이나 신규분양주택을 매입한 뒤 5년안에 팔면된다. 따라서 매입 후 양도시까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매물이냐 여부를 잘 분석해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청약가점이 적은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미성년자 등은 우선 청약통장에 가입해 가점을 쌓은 뒤 하반기 공급예정인 공공 소형물량을 노려보는 것이 낫다.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라면 미분양을 살 경우 149㎡ 초과는 양도세 완화 혜택이 없으므로 향후 분양예정인 유망지역 물량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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