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150,217,0";$no="200902181117327597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무엇 하나 명쾌하지 않다. 한 행정관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데 더 이상의 해명도 없이 묵묵부답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종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좀처럼 바로잡을 움직임도 없다. 그러는 사이 '연쇄살인사건 홍보지침'을 둘러 싼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국회 용산참사 긴급 현안질의에서 '청와대가 참사의 파장을 덮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사건을 홍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이 일었다. 이날 폭로된 문건은 친절하게도 담당 형사 인터뷰, 동원 전의경 수기 등 구체적인 콘텐츠까지 제시하고 있다.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는데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
6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 간 참사를 희대의 흉악한 살인사건으로 어떻게 덮겠다는 것인지 발상부터가 한심하고 어이가 없다. 그것도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권의 최고 권부인 청와대에서 나왔다는 게 비애마저 든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 유족들이 아직도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이유에서든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시도는 용서받지 못할 심각한 문제다.
오비이락인지 이후 언론에는 강호순의 얼굴사진이 공개되고 전문 프로파일러의 인터뷰가 등장하는 등 경찰의 활약상에 대한 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흉악범 신상 공개에 따른 논란과 사형제 부활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며 여론을 주도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흉악범 신상을 공개하자고 나서는 등 한몫 거들며 국민 시선은 살인마에 고정되는 듯 했다.
메일 당사자인 청와대와 경찰청은 처음엔 강력 부인하다 사흘 뒤 청와대가 "행정관이 개인 이메일을 통해 개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시인했다. 그때까지도 경찰은 이메일을 받은 것이 없다고 부인하다 뒤늦게 시인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35세의 1년차 행정관이 독자적 판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아이디어를 보냈다는 것은 모두가 웃을 일이다. 윗선으로 번질 수 있는 불길을 진화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란 지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청와대란 그렇게 간단한 조직이 아니다. 그 곳에서 근무했던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조직 특성상 강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며 보고체계가 어느 조직보다 강조된다고 한다. 특히 이번과 같이 심대한 사안에 대한 타 조직과의 협조는 윗선의 개입 없이 행정관 단독으로 처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또 무엇보다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것은 이메일을 보낸 행정관이 근무하는 곳이 국민소통비서실이란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의 곤욕을 치루면서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거듭 밝혔으나 소통의 정체가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들을 통제하려 하는 것이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용산참사와 관련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전국 경찰서를 동원해 경찰 진압의 정당성을 알리는 홍보영상물을 배포했고 산하조직과 유관단체를 통해 언론사에 독자투고토록 했다. 또 TV토론 때는 조직적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토록 하는 등 공권력의 정당성을 왜곡하려 했다.
아직도 청와대의 해명에는 의문점이 많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소상히 경위를 밝혀야 한다. 또 '청와대 홍보지침'이 서울경찰청 인사청문회팀에게 먼저 전달되었다는 주장도 명쾌히 규명돼야 한다. 만약 조직적으로 여러 기관에 이메일 전달되었다면 이 또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다.
정부는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며 국민과의 신뢰 속에 존재한다. 국민이 정부의 해명과 정책을 믿지 못한다면 모든 공권력의 행위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정권은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만 통치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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