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YS·DJ·각 당 대표 애도 표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사장단도 조의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선종한 지 이틀째인 17일에도 명동성당 빈소에는 정치인ㆍ경제인ㆍ종교인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3시께 명동성당에 도착해 정진석 추기경의 안내로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대성전 안으로 들어간 후 유리관 앞에서 잠시 고개 숙여 조의를 표했다.
이후 정 추기경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사제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이 살아 있을 당시에 대한 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사제관을 나온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신도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며 안타까운 감정을 나눴다.
일부 신도들은 최근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상황 및 남북관계 등을 의식한 듯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등의 말을 이 대통령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수 십명의 신도들과 악수를 나누고 오후 3시30분께 손을 흔들어 인사한 후 명동성당을 빠져나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오후 2시께 명동성당을 찾아 "큰 별이 떨어졌다"며 "김 추기경은 박정희ㆍ전두환 독재정권 암울했던 시대에 국민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신 분"이라며 "(그런 분이)돌아가셨다니 그저 아쉽기만 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그는 우리나라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위해 일생을 바친 크나큰 어르신"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진심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앞서 오전 10시50분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명동성당을 방문 "보배라고 해도 부족함 없는 분이셨다. 위대한 신앙과 성직자로서 하느님의 품안에서 영광을 누리실 것이라 밑어 의심치 않는다"며 "성직자로뿐만 아니라 독재 치하에 신음하는 국민을 위해 광야의 소리같은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쏟으시고 그들의 편이 되셨다"며 "개인적으로 신자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 그 분은 정신적 지도자셨다. 야당 시절부터 대통령이 될 때까지 가르침도 받았다"며 소회했다.
이헌재 전 총리도 오전 11시45분께 성당을 찾아 "이 시대의 어려운 고비고비마다 민족의 양심이었다. 이 시대 진정한 스승이자 신앙인의 표상이다"며 "하늘나라에 가셨어도 민족과 사람들을 위해 힘써주시고 평화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이어 "조문을 하면서 돌아서는데 돌아가신분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며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계시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최근 못 만나뵈었다. 병원에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문병을 가려 했는데 그전에 돌아가셔서 섭섭하기 그지없다"고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후 5시께 명동성당을 방문 "우리의 종교적ㆍ 정신적 지도자가 우리 곁을 떠나니까 슬프고 허전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마지막 전화를 했을 때 나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나라가 편안해지도록 노력하라고 당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이 마지막 유언같이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민족 양심을 일깨워주신 진정한 스승이자 신앙인의 표상이셨다"며 "우리 겨레와 민족을 굽이 살펴주시고 등불이 돼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오전 10시40분께 조문한 후 "우리시대 큰 별이 떨어졌다. 민주화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힘쓴 분이셨다. 추기경의 선종을 진심으로 애도해 달라"며 "평안한 곳에서 고히 잠드셨을 것이다. 민족이 나아갈 길을 알려주신 분이다. 대학 때 서슬 퍼런 유신 시절 때 유일하게 박정희 정권에 옳은 말씀을 하시 유일한 지도자셨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손학규 상임고문도 오전 11시30분께 성당을 방문해 "추기경 앞에 서니 세상의 등불이 꺼진 느낌이다. 추기경을 넘어 국민의 아버지셨다"며 "강한자와 약한자, 있는 자와 없는 자, 그리고 눌리는 자와 누르는 자에게 인자하셨다. 이제 누구에게 길을 물어야 할지. 온 세상이 어두워지 느낌이다. 국민이 하나 되어 화합과 통합의 길을 밝혀 나갔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10시께 성당을 방문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나 남북 문제 등으로 어려운 때 너무 큰 별이 돌아가셨다"며 "탁월한 통찰력과 삶의 철학 종교계의 울타리를 넘는 사랑으로 국민의 앞길을 밝혀주신 분이었는데, 어제 소식을 듣고 슬펐다. 그 분이 남기신 본보기가 빛을 발휘해 앞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오후 4시20분께 명동성당을 찾아 "김 추기경은 천주교에서 사랑과 봉사의 정신의 길을 가르쳐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김 추기경은 사회ㆍ국민들에게는 소외ㆍ억압받는 어려운 사람들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다가가고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 분"이라며 "무엇보다 어두운 사회시절 민주화와 노동자 등 약한 소외계층을 감싸준 삶을 사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ㆍ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 각 당 대표와 국회의원들도 조문행렬에 동참했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고건 전통리 등 원로 정치인도 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오전 10시30분께 사장단 27명과 함께 성당을 찾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불교를 믿고 있는데 내 종교도 중요한만큼 남의 종교도 중요하기에 조문을 왔다"며 "경제도 어려운데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 떠나셔서 애통하다"고 침통해했다.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도 빈소를 찾아 "미국과 나 자신을 대표해서 추모하러 왔다"며 "1980년대 한국에 있을 때 이 분이 보여주신 리더십을 기억한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 정의를 위해 기여하신 분"이라고 소회했다.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 문형진 통일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 부천 석왕사 주지이자 불교방송 재단이사장인 영담 스님, 최근덕 성균관장, 김동환 천도교 교령,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 등 종교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최근 경찰 총수 자리에서 물러난 어청수 전 경찰청장도 조문을 와 "좋은 말씀을주시며 바른 공직생활로 인도해주신 분"이라며 "정신적으로 큰 어른을 잃어 가톨릭 신자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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