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 엘피난씨에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슬림 회장과 누르 왕비는 지난해 봄부터 도미니카공화국ㆍ스페인ㆍ스위스ㆍ이탈리아 등지에서 만나 관계를 유지해왔다.
슬림 회장은 특히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뉴욕의 한 만찬장에 누르 왕비를 대동하고 등장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림 회장과 누르 왕비는 만찬 후 삼엄한 경호 속에 리전시호텔로 향해 익명으로 사흘 머물렀다.
누르 왕비는 미국에서 태어나 프린스턴 대학 건축과를 졸업했다. 1975년 자신이 설계한 암만공항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후세인 국왕과 만나 1978년 국왕의 4번째 부인으로 결혼했다.
누르 왕비는 1999년 후세인 국왕이 63세로 사망한 뒤에도 왕비 직위를 유지하며 나라에서 제공하는 전용기 같은 특별 예우까지 받고 있다. 그는 연간 최대 100회까지 기자회견을 하면서 회견당 5만유로 정도의 사례비도 챙긴다.
빈곤 여성, 아동, 빈민 돕기에 앞장서 지난해 빈곤 아동을 돕는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수여하는 '아미고 데 로스 니노스'(아이들의 친구들) 상을 받기도 했다.
슬림 회장은 600억달러 상당의 재산을 소유한 멕시코 통신 재벌이다. 아메리카 모바일, 전화회사 텔멕스, 무선전화업체 텔셀 등 남미 통신업계를 손에 쥐고 있다. 금융회사인 인부르사 파이낸셜에서부터 소매ㆍ요식업까지 거의 모든 업종에 진출한 카루소그룹도 거느리고 있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품을 상당수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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