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124억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금융그룹은 1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4834억, 총자산 전년말 대비 25.6%인 36조 증가한 174조 6000억, 충당금 적립전 이익 1조7767억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장외 외환파생상품인 키코계약을 체결한 태산LCD와 관련해 대손충당금 2507억원을 쌓으면서 작년 3분기 8년만에 분기 적자를 낸 바 있다.
태산LCD와 하나은행간 계약은 2011년 5월까지 30회에 걸쳐서 환율을 체크해 적용하게 되므로 4분기 역시 환율이 하락세에 안착하지 않을 경우 하나은행은 또 다시 적자 위기로 몰릴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업과 은행이 연말 회계처리 때 기준 환율로 사용하는 지난해 12월 31일자 매매기준율이 1257.5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하나은행은 4분기 흑자가 가능하다고 예측해 왔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흑자 전환은 4분기에 보수적 관점하에 4955억의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건설· 조선 등 1차 구조조정 대상 여신관련 충당금이 501억으로 은행권 중 가장 적었고, 판매 및 일반관리비 등 경비 절감 등에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자본건전성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경우 4분기중 1조5000억원 증자 및 후순위채 5450억 발행을 통해 지난해 기준 국제결제은행(BIS)비율 13.3%, 기본자기자본 비율(Tier 1) 9.3% 를 기록해 현재 진행중인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그룹 총대출은 중소기업 및 대기업대출 부문 등 기업고객 위주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대비 16%인 11조 2000억이 증가한 80조 9000억을 기록했다.
연체율의 경우 중소기업 연체율이 1.48%로 3분기보다 0.12%포인트 낮아짐에 따라 총연체율도 전분기 대비0.02%포인트 낮아진 0.86%로 건전성이 다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4분기에 전분기 대비 970억 증가한 257억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며 08년 누적 당기순이익은 4744억원을 나타냈다. 하나대투증권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825억원(구 IB증권 포함), 하나캐피탈은 1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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