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전교구청 관리국 소속 김문수씨 목원대서 박사학위 받아
“문화재 지정 근대건축물 수리 및 보존 방안에 관한 가이드라인 설정”

현직 신부가 ‘천주교 건축물 수리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천주교대전교구청 관리국에서 일하는 김문수 신부. 논문은 ‘천주교 건축유산의 수리에 관한 연구’로 대전·충청지역 건축문화재의 수리이력 분석을 중심으로 썼다.

우리나라 근대건축분야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천주교 건축문화재를 대상으로 수리전반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논문이다.

그동안의 연구는 근대건축물 역사와 양식에 관한 논문들이 주를 이뤘으나 건물완공에서 지금까지 있은 수리공사 이력을 정리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고찰한 논문은 없었다.

김 신부는 오는 20일(금) 목원대학교 대학원(건축학과)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논문은 대전· 충청지역의 1906~1937년 사이 지어진 성당 8곳과 사제관 4곳을 대상으로 지금까지의 수리이력 및 결과를 조사 분석해 부위별 변천과정을 정리, 원형을 규명하고 문화재가치와 현존 원형부분의 보존방안을 찾는데 목적을 뒀다.

논문은 ‘문화재로 지정 및 등록돼 보존되는 근대건축물들의 수리가 과연 분명한 기준과 보존철학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가?”란 의문에서 시작된다.

김 신부는 “수리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 하는 마지막 수단이지만 결가가 만족스럽지 못해 해당 문화재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 문화재 파괴는 인재(人災)며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12곳의 ▲수리공사 및 보존방식에서 나타나는 시공방법 및 재료선정 ▲원형보존의 노력 ▲수리관련 기록작성 · 관리 ▲수리 후 관리 및 평가 문제점들을 상세히 분석했다.

또 수리관계자는 보존 및 수리에 중요한 부분은 수리관련 기록·보존·공개해야 하고 보존·수리에 관한 문서관(아카이브)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각 건물의 정기적 조사를 위한 체크리스트와 12곳의 구조유형별·건물별 보존 및 수리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대상이 된 건물은 부여 금사리성당 및 사제관, 서산 상홍리공소, 아산 공세리성당 및 사제관,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성당, 당진 합덕성당, 예산성당 및 사제관, 공주 중동성당 및 사제관, 서산 동문동성당 등 12곳이다.

논문은 6가지의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 보존 및 수리관계자의 역사의식과 문화재 건축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기준이 없이 중복수리를 통해 더 훼손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정밀실측조사에 따른 설계와 예산부족으로 연속성 있는 수리가 되지 못하는 등 제도적 정비의 필요성이 있다. 셋째,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수리·보존을 위해 사전조사의 제도적 뒷받침과 그에 따른 체크리스트 활용이 요구된다. 넷째, 예기치 못한 실화, 강풍, 지진 등에 대비한 방재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건축물과 그에 대한 수리기록자료가 수집되고 정리·보관·열람의 과정들이 명료화하기 위한 문서관이 설치돼야 한다. 여섯째, 근대건축 실측설계자, 시공기술자 및 학문적 발전을 통해 근대건축전문가 양성과 근대문화유산인 ‘성당 및 사제관’ 건축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리이력에 대한 논문은 방대한 자료조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정책 및 사람들의 인식이 자료를 보존하는 일에는 소홀했다. 몇 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현실에서 수리에 관한 논문은 자료수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관련자료를 모으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자료만 보고 이력을 정리할 수는 없다.

해당 관련인사들 인터뷰를 통한 내용확인과 상관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많은 시간과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다.

또 수리이력 분석을 통해 원형부위의 파악하고 도면을 만드는 일과 그동안의 4계절 변화를 살펴봐야 하는 수리결과 고찰에도 많은 시간을 요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원형이 중요한 가치를 갖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선 정확한 수리이력 정리를 통한 원형부위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가 없이 문화재 수리가 이뤄져 왔다. 이런 수리는 문화재의 원형부위를 오히려 훼손하게 되고 결국 문화재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문화재 상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낡고 퇴락해가는 게 정상이다. 절대로 신축건물과 같은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게 김 신부의 견해다.

본 논문은 수리이력의 정리를 통한 원형부위를 파악하고 수리결과에 대한 고찰을 통해 시공방법의 적정성을 따져 연구대상건축물에 맞는 보존법을 제시, 앞으로 이뤄질 문화재 수리공사에 지표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큰 가치를 갖는다.

또 추후 문화재보존을 위해선 수리에 관한 논문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후속연구의 선행지표가 된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