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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동걸 원장 '모순'의 이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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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사임한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이 이임사에서 발표한 내용이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 정부가 연구원에게 정책 홍보를 위한 앵무새 역할만을 강요하고 있고 금산분리 완화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강한 어조로 강도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근래에 보기 힘들 정도의 현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이었다.

특히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삽질을 하다 나중에 슬쩍 연결하면 대운하가 되는 것"과 같이 재벌들의 은행소유한도를 높이는 것도 나중에 풀어줄 것이라고 주장한 대목은 현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원장의 주장과 표현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거북했던 사람들의 속을 풀어주었을 지언정 다른 한편으론 여러가지 문제점을 남겼다.

특히 이 원장이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 주장에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지만 "눈 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정부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라서는 안된다"는 격정적인 표현이 과연 향후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데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연구원을 떠나는 뒷길에서 이처럼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고 간다면 남은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있어 난감해 할수 밖에 없다.

가령 어느 연구위원이 금산분리 완화에 찬성하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더라도 외부 평가는 "저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무엇인가 이익을 제공받았을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과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결합에 대한 연구보고가 있다하나 이 원장의 잣대에 맞춘다면 그런 성향의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위원은 매우 상식에 어긋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원장이 재임할 당시 금융연구원내 모든 연구위원들이 금산 분리 완화에 찬성하는 연구보고서를 쉽게 생각하고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떠나는 이 원장이 말을 아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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