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ㆍ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5.6%, 전년동기대비 -3.4%로 발표됐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98년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하긴 했지만 그 보다 훨씬 나빴다. 그러다 보니 성장률 발표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떨어졌다.

문제는 앞으로도 일정 기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사실 금융시장 입장에서 보면 이미 지나간 4분기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중요한데 언젠가 회복되더라도 그 시점이 빠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성장률 발표 이후 부랴부랴 올해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왜 이러한 모습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결국 지금 나타나고 있는 문제가 과했던 빚과 과했던 소비를 원인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00 정도의 소비와 생산이 적정했던 글로벌 경제가 빚으로 120의 소비와 생산을 해 왔고, 그 매개체가 됐던 자산가격이 떨어져 소비가 100으로 돌아가자 120을 만들던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게 된 상황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4분기의 급격한 생산 조정으로 상당 부분의 과잉 생산이 해소된 것은 아닐까? 생산을 안 하고 재고를 소진해 왔으니, 다시 생산이 늘어나기 시작하지 않을까?
타당한 생각이다. 올해 2분기나 3분기에 그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소비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생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기업 구조조정, 즉 고용의 축소와 임금의 하락이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러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재정,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다. 이미 정책금리는 2.5%까지 내렸고 추경도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줄어들어야 하는 과잉 부분을 정부가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정책금리 인하에도 한계가 있다. 가장 명백한 한계는 0% 이하로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점이겠지만 그렇게까지 가지 않더라도 금리를 내릴수록 정책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유동성 함정으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한계는 정책금리를 내려도 원하는 경기 부양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그렇다면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은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더 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성장률이라는 것이 결국 그 경제가 실질적으로 만들어내는 양적 부가가치의 증가율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실질성장률은 돈을 빌려 어떤 경제활동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을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장사를 못해 현금 흐름이 줄어드는 기업들이 이를 보충하기 위해 돈을 더 빌리려 할 것이다. 즉 생존을 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정부의 자금 조달도 늘어난다. 모두 금리를 올리는 요인이다.

하지만 민간 부문이 빚을 내서 경제활동을 하려는 의욕이 줄어는 환경에서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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