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같으면 구정을 앞두고 두둑한 보너스를 기대하던 일반 직원들도 올해는 해고 소식만 안들리기를 기원할 뿐이다.
베이징의 한 미국계 회사에서 임원비서로 4년째 근무하는 리(李) 슈후이씨는 "올해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만 있다면 대성공"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키우고 월 4000위안(약 80만원)의 월세를 내야하는 입장이다.
리씨는 구정을 맞아 보너스가 나올지 안나올지 모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에서 실업자가 넘쳐나는 요즘 회사에 보너스를 달라고 말할 정도의 강심장도 아니다.
그는 "물론 보너스를 받으면 좋겠지만 받는다고 하더라도 예전 수준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푸념하듯 말했다.
22일 차이나데일리는 잡포털사이트인 51잡닷컴 조사를 인용해 기업의 9%만이 예년의 보너스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보너스를 없애거나 삭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체 가운데 81%가 보너스 체계를 손질하겠다고 답했다.
올해초 보너스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전년대비 23% 줄었고 보너스를 한푼도 주지 않겠다고 한 업체는 13%나 늘었다.
한 회사 직원은 "올해는 현금보너스를 담은 붉은 봉투인 홍바오(紅包)를 좀처럼 보기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인당 1만위안 이상 보너스를 주겠다는 업체는 6%에 불과했다. 보너스 지급을 계획 중인 업체 상당수는 "(보너스가) 1인당 3000위안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알선업체인 질리안 리쿠르팅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의 40%가 올해 보너스를 한푼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51잡닷컴은 최근 조사에서 "부동산 및 의류ㆍ신발 제조업체 근로자들의 경우 위기 의식이 심각했으며 반면 가정도우미·교육·의료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타격이 그리 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제위기 상황을 통해 기업들의 인사철학이나 종업원에 대한 인식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들은 보너스가 줄거나 아예 없더라도 회사와 함께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게 된다면 더욱 충성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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