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업종 1차 구조조정이 우려대로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 이에따라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농협 등 주채권은행들은 92개 건설사와 19개 조선사에 대한 1차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건설사 10곳과 조선사 3곳이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을 매겼다. 퇴출대상인 D등급은 건설사 1곳 뿐이다.

워크아웃 대상에는 우리은행이 심사를 맡은 DㆍPㆍSㆍW 등 4개사가 올랐다. 농협은 DㆍW 등 2개사, 신한은행도 KㆍL 등 2개사, 국민ㆍ외환은행은 SㆍI 등 각 1개사에 C등급을 매겼다. 유일하게 퇴출대상으로 판정난 D사는 경남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조선사 중에서는 D·J·N 등 3곳이 워크아웃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1차 구조조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S건설,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C건설 등을 이번 퇴출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퇴출 건설사는 3개로 늘어나게 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체의 20% 이상이 워크아웃ㆍ퇴출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채권은행들은 10%대로 축소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6일 마감된 주채권은행들의 평가 결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지만 결과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거래기업의 워크아웃이나 부도시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고, 조선사 역시 선수금환급보증(RG)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민간주도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채권은행들의 몸사리기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것처럼 불확실성만 높아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겉으로는 외환위기때와는 부실규모가 다르다는 논리로 직접 개입을 꺼려했지만, 이해관계자들과의 법적 갈등 소지나 사회적인 파장 등을 우려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금융당국이 채권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가산점을 부여한 비재무항목에 대한 평가를 검증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채권은행들은 내달부터 건설ㆍ조선업종 구조조정의 범위를 확대하는 2차 신용위험평가에 착수할 방침이다. 건설사의 경우 1차에서는 시공능력평가 100위내의 회사들이 대상이었지만, 2차 평가에서는 200위~300위로 대상이 확대된다. 은행권에서는 2차 구조조정 평가대상은 1차때의 3배수인 300여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평가 대상이 많아질 수록 규모가 작고 부실 우려가 있는 회사들이 많아 워크아웃이나 퇴출대상도 1차때보다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차 구조조정 평가 시기는 기업들의 12월말 실적이 집계되는 2월말로 예상되고 있다. 1차평가 당시 기준은 9월말이었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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