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권이 '부실 건설사 퇴출 명단' 확정이 임박함에 따라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일부 건설사는 대표이사 주재 아래 긴급대책회의에 들어갔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가상시나리오를 구성, 법적 대응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봤을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구조조정이 '약'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건설사 11곳 구조조정 및 퇴출
금융감독당국과 은행연합회는 오는 22일께 공식발표를 통해 92개 건설사 중 구조조정 및 퇴출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건설사로는 워크아웃(C등급) 대상이 10곳, 퇴출(D등급)이 1곳이다.
우리은행이 채권단인 건설사 가운데는 P, W, S, D 등 4개 건설사가 C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W와 D 등 2개사에, 신한은행은 K, L사에 C등급을 부여했고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S와 I 건설사에 C등급을 매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퇴출대상인 D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경남은행이 주심사를 맡은 D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권 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1차 평가에 이어 2월에 100위권 밖의 중소 건설사를 대상으로 2차 평가를 진행·발표할 예정이다.
실제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및 한파는 2차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건설업계가 찬바람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비상'..법적소송 검토
현재 퇴출 대상으로 알려진 건설업체들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 1년간은 혼돈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업체 관계자는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과 금감원 등 확인 결과 이는 사실 무근"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 등 잘못된 소문으로 회사에 끼친 피해에 대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I건설 관계자는 "B등급 정도 예상했는데 워크아웃 대상으로 알려져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더 확인해봐야겠다"고 입을 닫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정부의 옥석가리기가 제대로 됐는지 객관적 평가잣대가 없다"고 지적한다. 또 고급인력의 퇴출 가능성도 문제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구조조정의 경우 인력퇴출이 우선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인데, 문제는 필요한 인력까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이런 맥락에서라도 정부의 퇴출업체 선별작업이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자칫 이번기회에 문책성 또는 개인적 감정으로 환부가 아닌 생살을 드러내는 범실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조조정, 장기적 관점에서 藥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번 건설업계 구조조정 성공으로 건설업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등 건설업계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하는 녹색뉴딜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옥석 가리기'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건설업계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해왔고, 유동성 위기를 예고해온 전문가들도 많았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 선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됐다"면서 "옥석가리기가 마무리되면 신규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GS건설 경영연구소 소장도 "시간을 끈다고 부실기업의 상황이 좋아지진 않는다"면서 "회생가능성이 없는 곳은 빨리 정리를 하고,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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