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5년 만에 마이너스.. 실업급여 재정도 빨간불

정부가 경기침체에 따른 일자리와 소비감소의 악순환을 끊으려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모든 경제활동의 근간이 되는 고용상황에 관한 지표는 '환란' 이후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고용감소와 실업증가가 겹치면서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는커녕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마저 어려운 형편이 됐기 때문이다.

▲일자리, '만들기'보다 '지키기'가 어렵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1만2000명 감소, '카드대란'이 있었던 2003년 10월(-8만6000명) 이후 6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단순히 '취업문이 좁아졌다'는 정도가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은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등으로 경기악화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12월에 '마이너스 고용'이 나타나리라곤 생각 못했다"며 "지금으로선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단기간에 고용창출 등의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경기후행적 성격을 갖는 점을 감안할 때, 5년여만의 일자리감소는 본격적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고용한파'의 직접적인 충격은 사회 취약계층에게로 향하고 있다. 임시ㆍ일용직근로자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만명이나 줄었고, 자영업자의 휴ㆍ폐업이 늘면서 비임금근로자 감소도 10만명에 육박했다. 고용의 질도 떨어져 취업자 중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경우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그나마 통계상으론 3%대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지만, 청년층(15~29세)만 보면 7.6%로 배가 넘는다. 아울러 대학들의 2월 졸업시즌이 지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10만명 고용창출 목표도 한낱 희망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업급여 신청 급증, 고용보험기금 운용에도 '적신호'

게다가 작년 12월 실업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전년대비 84.3% 늘어난 9만3000명에 달하면서 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전체로 볼 땐 전년보다 22.0% 증가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실직한 근로자에게 일정기간 정부가 지급하는 것으로, 자발적실업자는 수급대상이 아니다.

결국 지난 한해 실업급여 신청자가 증가한 만큼 근로자 해고 건수가 늘었고, 실업급여 지급액수도 커졌다는 것이다. 12월 기준으로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 동월비 30.1%(577억원) 늘어난 2487억원이었고, 연간으론 전년보다 17.7% 늘어난 2조8653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 중 실업급여 계정만 봤을 때 2007년 1069억원 적자에 이어 2008년에도 적자기조가 계속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수치는 기금결산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전보다 적자폭이 커졌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올해 실업급여 지급 대상자 수를 최대 120만명으로 보고 실업급여 예산을 작년보다 2708억원(8.8%) 늘어난 3조3265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상반기에 '실업대란'이 닥치면 이것만으론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IMF외환위기' 당시인 1997~98년의 경우 실업인정 건수가 26만명에서 248만명으로 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도 787억원에서 7992억원으로 폭증, 정부가 이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은 바 있다. 올해 실업급여와 고용안정, 능력개발사업 계정 등을 포함한 고용보험기금의 전체 예산규모는 5조2082억원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필요하다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업급여 재원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금 내에서 재원을 끌어 쓸 경우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고용보험의 요율 인상 등이 필요하단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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