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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자유, 여유··아이돌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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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데뷔 12주년을 맞은 SES 출신의 배우 슈가 아이돌 스타로서 6년, 뮤지컬 배우로서 6년을 보내고, 이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털어놨다.

현재 그는 일본에서 150억원 규모의 대작 뮤지컬 '슈퍼 몽키'의 여주인공을 맡을 만큼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 상황. 내달4일 시작되는 '슈퍼 몽키' 공연을 앞두고 출국 직전 인터뷰에 응한 그에게선, 자유와 여유의 기운이 물씬 느껴졌다. 예전의 뜨거운 인기를 조금은 그리워할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 다른 세상과 소통 중

'슈퍼몽키'는 서유기를 현대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슈는 이 뮤지컬에서 손오공의 사랑을 받는 공주 역할을 맡았다. 슈가 출연한 '하이 스쿨 뮤지컬'을 인상깊게 본 제작사 한 관계자의 추천으로 캐스팅이 이뤄졌다. 범 아시아 프로젝트로 대만에서 F4로 유명한 아베 츠요시도 함께 출연한다.

"이 뮤지컬이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싶은 니쎄이(日生)극장에 올라요. 저도 그렇게 큰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많이 떨려요. 공주 역할이긴 해도 털털한 여전사에 가까워요. 캐스팅은 이전 작품에서 저를 잘 봐주신 분이 계셔서 절 추천해주셨어요. 그동안 일본에서 해온 뮤지컬이 거의 다 그런 과정을 통해 캐스팅 된 케이스예요."

지난 6년간 꾸준히 공연을 해오면서 겪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온전히 자기 힘으로 부딪히고 책임지면서 슈는 '살아있다'고 생동감을 느낀다.

"공연을 하다보니 굉장히 민감해져요. 일본에선 더블 캐스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혼자 책임을 다 져야하죠. 그래서 절대 아파선 안돼요. 제 몸을 제가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 거예요. 제 스스로 배워야 하고, 느껴야 하고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만들어주니까. 옷도 주고 콘셉트도 잡아주고, 음악도 갖다주고 했는데, 이젠 제 생각이 많아지네요."

자율적인 행동에 '눈뜨기' 시작한 건 SES 해체무렵인 2001년 V6의 멤버 이노하라 요시히코와 함께 일본 연극 '동아비련'에 출연했을 때다. 함께 공연한 이노하라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당시 지쳐있던 슈에게 큰 자극이 된 것.

"정말 다른 세상,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는 당시 톱스타였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를 다니더라고요. 사실 일 할때만 프로면 됐지, 일상생활마저 엄격하게 지낼 필요는 없잖아요. 그때 전 일상마저 너무 꽉 짜여져서 이유도 모른채 바쁘기만 했던 것 같아요."

#2. 아이돌스타보다 배우가 더 좋아

슈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대학로다. 일본 활동이 없을 땐 대학로의 소극장 공연에 참여했을 만큼 그 공간을 좋아한다. 슈가 제일 행복하다고 느꼈던 때도 버스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대학로까지 가던 순간. 이제야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 됐다고 뿌듯해한다.

"예전에는 아무래도 '슈'로만 생각하고 다가오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젠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람들과 친해져요. 이제 데뷔 12주년인데 딱 반반이에요. 스타로 6년, 배우로 6년. 아이돌 스타였던 그때가 화려하긴 해도 그립진 않아요. 그때가 있어서 지금의 소소한 즐거움에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거겠죠. 지금까지 아이돌스타처럼 산다면, 피곤해서 못견디지 않을까요? 제가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이 그대로 내버려두는 지금이 훨씬 좋아요."

아이돌스타의 타이틀을 걸고 배우로 입성하는 게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국민요정' SES의 상큼한 매력과 인지도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처음엔 슈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많이 조급해했어요. 발랄한 역할을 하면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어두운 역할만 찾기도 했죠. 정신병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해서 소속사와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또 홍보활동도 병행해야 하니까 버겁기도 했죠. 연습에만 몰입하고 싶은데, 방송에도 나가야 했고, 그러다보니 제 작품으로 유명해졌는데 정작 제 연습량이 제일 적었으니까요. 이젠 다 좋아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대중도 저를 그냥 '유수영'으로 봐주실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이돌 1세대인 만큼 현재 왕성하게 활동중인 10대 걸그룹에 대한 감회도 남다르다. 그들의 고민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그들의 입장을 알 것 같아요. 화려하긴 해도, 고민을 툭 터놓고 상담할 수 없고, 또 이야기 한다고 해도 보통 친구들은 절대 이해를 못해주고. 그러다보니 멤버들끼리 더 똘똘 뭉치게 되는 것 같아요. 매니저 오빠, 코디 언니들, 멤버들 안에서만 친하게 지내는 거죠. 외부 사람들에겐 어려움을 말하기 어려우니까."

#3. 뮤지컬 감독 데뷔가 목표

슈의 목표는 30대 중반이 되기 전에 뮤지컬 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록밴드와 연극배우 등이 출연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뮤지컬도 이미 구상해뒀다.

"국내 공연시장이 활성화돼서 기뻐요. 그래도 아직은 모자란 부분이 많죠. 그렇게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는 배우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도 안타깝고요. 30대 초반 중에는 제가 직접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장르의 벽을 허무는 과감한 시도도 해보고 싶고요."

여전히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SES도 언젠가 다시 뭉칠 날이 올 듯하다. 지난 데뷔 10주년 기념때 한번 시도했지만 불발한 바있는 재결성은 향후 언제든 다시 시도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그때 곡 선별도 다 해뒀고, 우리 멤버들끼리 뜻도 다 모았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서로 소속사가 다르다보니 많이 복잡해지더라고요. 결국 기념 앨범은 다음으로 미루고 조촐하게 팬미팅을 했었죠. 아직도 우릴 잊지 않은 팬들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요. 언젠가는 SES가 다시 모일 수 있겠죠?"


슈는 '슈퍼 몽키' 공연이 끝나는 2월 말 이후로 국내 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을 세워뒀다. 일본 뮤지컬 쪽에서 러브콜이 많다보니 국내 활동을 제대로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 슈는 일본 출국을 앞두고 "지금이야말로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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