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수조달러 투자…부품 등 물가 상승
하드웨어 수요 급증…'메모리 세금' 부담
인플레이션 영향…소비자 가격에 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향후 몇 년 동안 '챗GPT'와 '클로드' 등을 이용하는 여러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점점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거나 임대하겠다고 하면서 이 비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컴퓨팅 시설에 들어가는 부품 가격의 상승 그러니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는 기업의 비용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칩플레이션'은 단순히 투자 수익을 내야 하는 빅테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 산 스마트폰이나 게임 콘솔 가격이 이전 모델보다 훨씬 비싸졌다면 그 원인은 AI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코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AI 에이전트로 세금 신고를 하게 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하드웨어 부품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심지어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것들의 가격이 급등하게 됐다. AI 혁명 이전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장치들이다. 역사상 가장 많은 현금을 창출하는 기술 기업들과 자금력이 풍부한 스타트업들은 이런 하드웨어를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초지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어서다. 수요가 몰리니 상대적으로 가격에는 둔감한 상황이 됐다.
AI 붐은 전통적인 반도체 공급까지 압박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과도한 메모리 소비로 이제 '메모리 세금(memory tax)'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빅테크에서는 고가의 엔비디아 AI 가속기(GPU)를 경쟁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엔비디아 세금(NVIDIA tax)'을 지불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메모리 시장에서도 펼쳐지자 이 같은 별칭이 생기게 됐다.
대부분의 최첨단 AI 가속기에는 훨씬 많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D램을 통해 공급된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745,000 전일대비 95,000 등락률 -5.16% 거래량 4,575,855 전일가 1,840,00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외국인 '팔자'…7400선 내준 코스피 ,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75,5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1.96% 거래량 30,767,569 전일가 281,00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70대·20대 개미의 투자법, 이렇게 달랐다 외국인 6조 순매도…코스피 7200선 마감 외국인 '팔자'…7400선 내준 코스피 , 마이크론 등 3대 D램 공급업체들은 증시의 총아가 됐다. 지난 12일 기준 이들 세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2조8000억달러를 넘는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사상 최고인 72%를 기록했다. 회사는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같은 기간 직전 분기 대비 90% 이상 상승했다. 시장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각종 메모리 지출은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그 비중이 8%에 불과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코벨로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고객들에게 "거의 모든 가치가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전례 없는 일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반도체 기업들은 공급망 상위의 모든 기업을 희생시키며 번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의 최근 실적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의 심각한 영향을 보여준다. MS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연간 자본지출이 25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총 자본지출 규모는 무려 1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자본지출 전망 범위의 중간값을 100억달러 상향 조정했는데,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비용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컴퓨팅 용량이 필요한 고객에게 GPU를 임대하는 기업)의 비용이 예상보다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투자가 결국 성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막대한 반도체 투자 비용으로 인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컴퓨팅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예를 들어 AMD 같은 기업의 대체 AI 프로세서를 활용하거나 자체 하드웨어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 알파벳의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MS의 마이아200 등의 개발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트레이니엄을 통해 연간 수백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로드와 챗GPT를 각각 운영하는 앤스로픽과 오픈AI도 아마존과 수십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대부분 물량이 이미 매진되거나 예약된 상태다.
구글의 터보퀀트 압축 기술은 메모리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Arm은 자사 신규 CPU가 데이터센터 1GW 규모 용량 비용을 약 100억달러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막대한 지출은 동시에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만 등지에서 AI 관련 하드웨어 수입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악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경제 실패의 지표로 보고 있다.
AI 열풍으로 스마트폰·게임 콘솔·PC 제조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사들이 수익성 높은 데이터센터 시장과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장기 계약을 우선시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전자제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기기 사양을 낮추거나, 아니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저가형 스마트폰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닌텐도는 스위치2 가격을 인상했다.
반도체 공장은 건설에 수년이 걸리기에 신속한 공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러 기업이 큰 손실을 보았던 탓에 과도한 확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로 전기요금까지 상승하는 점을 고려하면 AI는 당분간 상당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을 언급하며 "반도체, 메모리 용량, 기타 AI 인프라 구축 부품에 대한 막대한 수요가 소비자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 전체 관점에서 모두가 물가 상승에 따른 대가를 치르기 전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AI 연구소들의 초지능 추구는 단지 재정적으로 무모해 보이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AI's Big Guns Have a Serious Inflation Problem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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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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