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금융포럼]소날 바르마 "AI·에너지·중국 쇼크가 아시아 재편"
AI 붐…수혜 여부 따라 'K자형' 양극화 유발
대미 투자 쏠림 심화…제조업 공동화 우려
韓 제조업 투자 위축·고용 대체 대비해야
인공지능(AI) 혁명과 에너지 충격, 무역 및 투자 재편, 중국발 공급 과잉 등이 아시아 경제 지형을 흔드는 '5대 동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 AI로 성장의 버팀목을 마련했으나, 대미 투자 가속화로 인한 국내 제조업 투자 위축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소날 바르마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미래금융 대전환: 생산적 자본의 시대와 새로운 금융질서'를 주제로 열린 '2026 아시아금융포럼(Asian Financial Forum 2026)' 세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소날 바르마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가 21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6 아시아금융포럼(Asian Financial Forum 2026)'에 참석해 ‘아시아 경제를 재편하는 5가지 동력’이란 주제로 강연 하고 있다. 2026.5.21 강진형 기자
AI 주도 성장 속 국가 간 'K자형 양극화' 심화
'아시아 경제를 재편하는 5가지 동력'이란 주제로 강연한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아시아 경제 성장의 약 50%가 AI에 의해 주도됐다"며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가 아시아 경제 성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AI 붐이 국가 간 격차를 더욱 벌리는 'K자형 양극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AI 혁명 흐름에 제때 동참하지 못한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오히려 자본 유출을 겪고 있다"며 "AI가 개별 국가 내부뿐만 아니라 역내 국가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선진국이 직면한 고용 시장 리스크도 언급했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선진국은 AI 기술의 일자리 대체 노출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일자리 창출보다 대체가 빨라지면 AI 수혜 기업과 소외된 노동자 계층 간의 사회적 마찰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가 유발하는 고용 불안정성이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는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안보'가 AI 패권 좌우…한일 제조업 공동화 경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노무라증권의 '아시아 에너지 안보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약 200일에 달하는 높은 전략적 비축유 일수 등을 바탕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는 AI 패권과도 직결된다"며 "각국이 화석 연료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늘리는 유연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은 전기차, 태양전지, 리튬이온 배터리 등 친환경 기술 수출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봤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배터리 수출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의 공급망 전략에 발을 맞추는 구조 역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글로벌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AI, 데이터센터, 국방, 에너지, 핵심 광물 등 특정 전략 분야에 집중되면서 대미(對美) 투자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안보 리스크 완화를 위해 미국 현지 투자를 급격히 늘리는 추세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자본 유출과 제조업 압박으로 이어져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이른바 '중국 쇼크'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중국 내수 침체로 발생한 대규모 공급과잉 물량이 아시아 전역으로 밀려들면서 역내 제조업의 생산 활력을 떨어뜨리고, 전반적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실제로 특정 제품군에서 중국산 수입이 급증한 국가들은 국내 제조업 생산 기반이 붕괴되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각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 그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 및 자본 유출 우려를 감안해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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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시중 자금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분야가 아닌 AI, 차세대 에너지, 국방 등 막대한 자본 투자가 시급한 전략 분야로 흘러가도록 금융 유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격변기 속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의 경제적 실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미·중 사이에서 정교하고 영리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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