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의혹 합동 조사"·"네거티브 없는 클린 선거" 팽팽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 선거판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수 싸움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정선 후보가 승부수로 띄운 '도덕성 의혹 합동조사' 카드가 김대중 후보와 강숙영 후보의 기습적인 '클린 선거 협약'에 가로막혀 사실상 무력화되는 모양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선거판의 핵심 쟁점은 단연 '도덕성 검증'이었다. 이 후보 측은 "전체 후보가 참여하는 합동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하며,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그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만큼,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선 후보 측은 "전체 후보가 참여하는 합동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후보 측 제공

이정선 후보 측은 "전체 후보가 참여하는 합동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후보 측 제공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는 선거의 주도권을 쥐고 김 후보를 검증의 링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포석이었다.

선거판의 흐름이 뒤바뀐 것은 바로 직후였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강숙영 후보와 함께 단상에 올라 '클린 정책선거 공동협약'을 전격 발표하며 국면을 단숨에 전환했다.


두 후보가 서명한 협약문의 핵심 3대 원칙은 ▲허위사실 유포 및 근거 없는 흑색선전·의혹 제기 전면 근절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 없는 깨끗한 선거 문화 조성 ▲비방전이 아닌,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 중심의 선거 연대 등이다.

'클린 협약'이라는 방패…길 잃은 진상조사 요구

김대중 후보와 강숙영 후보가 '비방 금지'를 명분으로 뭉치는 묘한 타이밍의 협약이 발표되면서, 이 후보가 쏘아 올린 '합동조사' 제안은 두 후보가 선점한 '네거티브 근절'과 '정책 선거'라는 거창한 명분에 묻혀버렸다.

결과적으로 진상을 규명하자는 이 후보의 정당한 검증 요구조차 자칫 '상대방 흠집 내기'나 '진흙탕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비칠 수 있는 교묘한 프레임이 짜였다. 이로 인해 이 후보의 진상조사 카드는 급격히 추진 동력을 잃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중 후보와 강숙영 후보는 14일 ‘클린 정책선거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정책 중심의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후보 측 제공

김대중 후보와 강숙영 후보는 14일 ‘클린 정책선거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정책 중심의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후보 측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이 대목에서 지역 정가가 꼽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강숙영 후보의 존재감이다. 공교롭게도 강 후보는 전남도교육청 장학관을 역임하며 교육계 안팎의 구체적인 내막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특정 후보를 향한 의미 없는 논란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데다, 합동조사 요구 직후 '클린 협약'을 약속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방탄용 연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김대중·강숙영 후보 측은 "이번 협약은 선거 일정에 맞춰 사전에 준비해 온 통상적인 정책 선언일 뿐"이라며 특정 시점을 겨냥한 정치적 꼼수라는 해석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AD

이정선 후보의 날카로운 검증 공세가 김대중·강숙영 후보의 '클린 협약'이라는 견고한 방패에 부딪힌 가운데,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들이 이 복잡하게 얽힌 세 후보의 전략적 행보를 어떻게 심판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