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임흥빈 전남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
정부,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서 포상
장애인복지와 동거동락 '현장 38년' 뚝심
도의원 3선…각종 정책, 제도권에 입안
"장애인 복지 시혜 아닌 권리" 소신 실천
전라남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임흥빈 상임대표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단순한 직함이 아니다. '현장 38년'이라는 시간은 전남 장애인 복지의 변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궤적에 가깝다.
최근 그가 받은 국민훈장 모란장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지역 복지의 방향이 어디까지 확장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읽힌다.
보건복지부는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임 대표에게 장애인 권익 향상과 재활 지원, 정책 제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의 의미는 단순한 '공로 인정'에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에서 '사회 변화의 주체'로 전환하려 했던 그의 철학이 공적 영역에서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서 지역에서 시작된 '복지 실험'
임 대표의 활동은 1991년 천사어린이집 설립에서 출발한다. 당시 신안군을 비롯한 도서 지역은 보육과 복지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육지보다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애 아동과 가족은 사실상 제도 밖에 놓여 있었다.
그는 이 문제를 '시설 부족'이 아니라 '접근권의 부재'로 인식했다. 단순히 복지시설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지역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그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전남 전역으로 확장됐고, 지역 간 복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반 구축으로 이어졌다.
"권리로서의 복지"…정책으로 이어지다
현장 활동은 제도 개선으로 연결됐다. 임 대표는 제8대부터 제10대까지 전라남도의회 의원을 지내며 장애인 정책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가 강조해온 핵심은 '시혜적 복지의 탈피'였다. 단순 지원이 아닌 권리 기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장애인 체육, 교육, 고용 정책 전반으로 확장됐다. 특히 체육과 교육 분야에서는 참여 기회 확대와 접근성 개선에 집중하며,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현장을 떠나지 않은 이유
정치권을 떠난 이후에도 임 대표는 현장을 놓지 않았다. 현재 운영 중인 장애인민원상담센터는 단순 상담 창구가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한 '사례관리 플랫폼'에 가깝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이 제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개별 사례를 통해 정책의 빈틈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동시에 평생교육원 운영, 장학사업, 장애인신문 발간 등을 통해 정보 격차 해소와 자립 기반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정책→현장→다시 정책'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지역 복지의 지속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임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장애인 복지는 시혜가 아닌 권리"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문장은 그가 38년간 반복해온 메시지이자, 앞으로의 방향이기도 하다.
전남 지역은 여전히 도서·농촌 지역 특성상 복지 접근성이 낮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장애인 복지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 대표의 역할은 '개별 지원'이 아니라 '구조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과 실행을 연결하는 역할, 그리고 다음 세대 복지 리더를 키우는 역할까지 요구되고 있다.
지역 복지의 방향을 묻다
이번 국민훈장 수상은 한 개인의 헌신을 기리는 동시에 지역 복지가 나아갈 방향을 묻는 계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전남 복지는 여전히 현장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며 "임흥빈 대표와 같은 인물의 경험이 제도화로 이어져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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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의 38년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남긴 질문은 단순하다. '장애인 복지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임 대표의 답은 분명하다. "현장에서 시작해, 정책으로 완성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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