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용 종합 시스템 설계
건물 단위에서 직류 배전 구현
'이동형 모듈' 통해 설비 구축 단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경쟁이 벌어지면서 전력 공급 방식이 단순 설비 공급에서 '통합 설계·패키지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력의 대량 공급과 적기 공급이 중요해진 가운데 단순히 전력을 연결해주는 수준을 넘어, 직류(DC) 배전 시스템을 통째로 설계·공급하거나 모듈형 설비를 데이터센터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방식까지 구축되고 있다.


2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가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며 전력업체들은 '고용량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시스템 효율 최적화'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직류 기반 데이터센터 로드맵과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업체들은 데이터센터 맞춤형 고효율 전력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LS일렉트릭 천안DC팩토리의 모습. 강진형 기자

지난해 12월20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LS일렉트릭 천안DC팩토리의 모습.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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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받는 방식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종합 시스템을 설계하는 '통합 패키지' 전략이다. 변전·배전·전력변환 설비를 개별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 패키지 형태로 구성해 공급사·수요자 간 설비 구축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통합형 전력 공급 방식은 건물 단위에서 이미 구현이 시도돼 왔다. 한국전력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전 경기본부 사옥에 '직류 기술 집약형 제로에너지 빌딩'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도 2023년 경기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에 최초로 직류배전 설비를 적용했다.

나아가 한전과 LS일렉트릭, LG전자가 협력한 '천안 DC팩토리'는 아예 직류용으로 전력 공급 설비 전체를 구축한 국내 최초 사례다. 이는 전원·망·부하를 직류로 통합해 냉난방 설비, 전기차 충전기, 산업용 인버터 등 다양한 직류 설비에 공급하는 구조로, 올해 가동을 시작했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 맞춰 전력 설비를 사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이동형 모듈(스키드)'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 이튼(Eaton)은 빠른 설치와 확장이 가능한 스키드 기반의 모듈형 직류 솔루션을 비롯해, 고압·저압 배전반, UPS, 트랜스포머, 버스웨이,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전 범위에 걸친 전력 관리 솔루션도 출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도 SK텔레콤과 함께 전력·냉각·IT 인프라를 모듈 단위로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구조의 '프리팹 모듈러 방식' 구축에 나섰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데이터센터 솔루션 파워 모듈. 슈나이더 일렉트릭.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데이터센터 솔루션 파워 모듈. 슈나이더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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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선 직류형 종합 솔루션 구축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스위스의 산업자동화·전력기술 기업 ABB는 엔비디아와 함께 800V 전력 아키텍처 지원을 위한 전력 공급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대규모 전력 분배, 보호 장치, 직류 전력 시스템, 냉각 솔루션 등 차세대 전력 설계 전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전력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장비 공급 능력뿐 아니라 시스템 설계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요구되면서, 전력업체 간 경쟁도 '제품'에서 '솔루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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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동원되는 상태"라며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력 인프라를 구축해줄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된 상황에서 송전, 배전, 냉각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력기기 업체가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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