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봄 ‘인력 파산’ 위기 오나…KDI "2043년 요양보호사 99만 명 부족"
KDI 포커스 4월호
외국인 비자, 돌봄 로봇 적극 활용 제안
대한민국 노인 돌봄 시스템이 20년 내에 '인력 파산'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베이비붐 세대가 초고령층에 진입하는 2030년을 기점으로 돌봄 수요는 폭발하는 반면, 이를 감당할 요양보호사 공급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인 요양사 확대 등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 은평구 시립은평실버케어센터 옥상정원에서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시립은평실버케어센터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민간 개발사업 공공기여 방식으로 노인 전용 돌봄 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수색13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지에 건립한 곳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 규모의 공공 노인요양시설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사진=강진형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공개한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2043년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2023년 대비 2.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차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30년 이후부터 수요 곡선이 가팔라진다.
반면 공급은 절망적이다. 요양보호사 인력은 2034년 80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선다. 현재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려면 2043년에 약 99만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50~60대 여성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는 지적이다. 인력 자체의 고령화도 심각해 2043년에는 요양보호사 10명 중 7명이 60세 이상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외국인 요양보호사 확대 정책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재 정책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2023년 기준 외국인 요양보호사는 6400명으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들 역시 56.6%가 60세 이상이며, 77%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정작 인력이 절실한 지방의 수급 불균형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권정현 연구위원은 "현재의 유학생 대상 시범사업은 거주 비자를 미끼로 저숙련 일자리에 유인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명확하다"며 "처음부터 노인 돌봄 근로를 희망하는 외국인을 선발해 전문 직업훈련을 거쳐 비자를 발급하는 '직종 특화 비자'와 '총량 관리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돌봄 로봇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높지만, 현장은 차갑다. 요양시설 10곳 중 9곳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도입한 곳은 6.4%에 불과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시설의 절반 이상이 "비용 보조가 있다면 도입하겠다"고 답한 만큼, 개발 지원을 넘어 구매·임대 비용 지원과 장기요양보험 수가 반영 등 수요자 중심의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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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연구위원은 "임금 수준을 높이는 등 일자리 질 개선 없이는 내국인 유입은 물론 외국인 인력의 지속적인 근로도 담보할 수 없다"며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와 국민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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