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최저 임금 4% 인상 방안 검토 중
FT "전문 서비스 대졸자 초봉 맞먹는 수준"

영국이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하면서 금융권 초봉과 맞먹게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이달 말 발표할 재정계획 및 예산안에 21세 이상 근로자 최저임금을 시간당 12.70파운드(약 2만 3900원)로 4%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이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초봉에 맞먹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의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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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부 안대로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연봉은 2만 5376∼2만 6416파운드(약 4770만∼4965만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법조 분야 대졸자 초봉과 유사한 수준이다.

학생고용연구소에 따르면 금융,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연봉은 최저 2만 5726파운드(약 4835만원), 중간 3만 3000파운드(약 6202만원), 최고 6만 5000파운드(약 1억 2217만원)로 형성돼 있다. 또한 법조계 채용 정보 사이트 '챔버스 스튜던트'에 따르면 2025년 일부 중소 로펌의 대졸자 초봉은 (정부 계획인) 최저 시급 12.70파운드로 계산한 연봉보다 낮거나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최저 임금 인상이 향후 고용·인사 관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브렛 딕슨 잉글랜드·웨일스법률협회 부회장은 "소규모 로펌에 입사한 새내기 변호사가 최저 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이라면 대졸자가 법조계 진입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젊은이들이 (최저 임금과) 똑같은 돈을 벌게 된다면 뭐 하러 4만 5000파운드씩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공부하겠느냐"며 "이는 사회적 이동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랭커스터 하우스 꼭대기에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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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신입 직원의 임금이 최저 시급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장시간 업무를 못 하게 하거나 비급여 복지 제도를 점검하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지수에 포함된 한 상장사 회장은 FT에 "최저 임금이 더 오른다면 국민보험료 고용주 부담금 인상, 신입 직원 노동권 강화 추세 등 기존 부담에 더해져 젊은 신입 직원 채용이 '고위험 사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규제 당국이 금융·회계 업계에 신입 직원 초봉 인상을 권고하지만, 실제로는 고위직 급여가 오르는 동안 낮은 직급의 급여는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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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종사자의 커리어 경로 측면에서도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국 공인회계사협회 월 홀트 전무는 "처음부터 높은 급여를 받기보다 체계적 교육이 내재한 직장을 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커리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력 중개 업체 '패트릭 모건'의 제임스 오다우드 CEO는 "회계감사·컨설팅 등 중간 규모 전문직 부문은 인건비 압박으로 자동화와 해외 아웃소싱(외주화)이 급격히 늘 것"이라며 "결국 일자리 기회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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