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플레의 글로벌화에 대비해야
미국의 관세전쟁에다 환율 불안, 유가 인상, 그리고 세계 각국의 확장재정정책 등으로 인플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BR)의 하반기 금리 인하 예고에 따른 각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그간의 금리인상에서 벗어나 트럼프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려는 것이긴 하나, 이것은 전반적으로 유동성 과잉으로 나타날 것이다. 국제유가도 중동전쟁 등 그간의 수급불균형과 함께 불안을 거듭해 오면서 세계 전역에 인플레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민생지원금이 발효된데다, 전례없이 강한 미국 내지 자국 내셔널리즘을 앞세운 트럼프의 경제정책 등으로 국내경제가 자칫 혼란에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매월 소비자 물가가 3~5%나 상승하고 있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1,400원대에 진입하면서 해외물가변수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리에게 비교적 유리한 수출환경을 터주던 미국이 관세 압박이라는 전대미문의 강경책을 들고나오면서 수출기업들도 비상이다.
중소기업들 상당수는 수출을 포기하는가 하면 대기업들도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은 수출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우리 제조업의 국내 생산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결국 성장세 둔화는 차치하고라도, 물가 문제가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자칫 코스트푸쉬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형편이다. 그동안 부동산 투기 대책이며 경기부양의 그늘에 가려졌던 물가상승 분위기가 3/4분기 들어 확연히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와 고유가 등은 우리로서 어찌할 수 없는 변수들이긴 하지만, 그 충격은 최소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등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금융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통화팽창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혹시 연말까지 물가 문제가 경제의 큰 복병이 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직도 저금리 수준임을 고려할 때 물가를 부추길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정부 스스로도 물가관리와 관련해서 지속적인 통화관리와 시중 유동성 상황을 점검해 나가야 한다. 정치적 변혁기에 나타날 수 있는 생필품 수급 문제를 체크함으로써, 그 가격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겠다.
통상 물가상승에 앞서 주택가격 오름세가 1년 정도 선행해서 진행되나, 다행히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안정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 보다도 물가상승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될 것이다. 물가안정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파장이 큰데다, 특히 경제 흐름을 바꾸어 놓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물가상승은 서민 생활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지금의 저금리 추세를 유지하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임금인상의 촉매제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물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연말 경제운용의 틀도 적의하게 조정했으면 한다. 가령 이제까지 해오던 정부지원금 등 수요진작 위주의 경제정책에서 경쟁력 강화 쪽으로 그 초점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무차별적인 경기회복에 정책 방향이 주어졌다면, 이제는 경쟁력을 최우선 잣대로 해서 투자범위를 축소·조정하는 등 산업의 구조고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통화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재정 확대 등 내수 회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그것이 선순환 과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칫 물가만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에, 경기회복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통화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나갔으면 한다. 통화공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문제도 검토해야 하며, 물가와 관련해서 각종 생필품 가격을 적절히 지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수해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 차질이 예견되는 시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원화 절하에도 적절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이며, 해외자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고, 전례 없던 파격적인 경제 회생 정책과 그 집행에 나서야 한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경제 불안이 계속되거나 국민들 삶이 불안하면서 그 국민적 신뢰도가 떨어졌고, 급기야 식물정권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았다. 새 정부의 획기적인 경제 회생 정책을 주문하는 바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최해범(창원대 전 총장 ·경제학박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